예상대로 무난한 첫 승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만족스럽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은 승리였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캔버라 스티다움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오만과 경기서 조영철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은 오만은 조별리그 첫 제물로 손꼽혔다. 하지만 55년 만의 우승을 꿈꾸는 한국으로서는 단 한 경기도 방심해서는 안 될 상황. 특히 선제골 여부가 승패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제골을 내주면 패할 확률이, 선제골을 넣으면 승리할 확률이 올라가는 50대50의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예상이었다.

골을 넣어야하는 최전방의 책임감도 무거웠지만 실점을 허용해서는 안되는 수비진의 책임감도 무거웠다. 물론 한국의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수비가 제 역할을 발휘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적은 기회 가운데서도 오만은 간헐적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여 수비진을 방심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김주영(상하이 둥야)과 장현수(광저우 푸리) 조합은 분명 조금이나마 더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김주영은 수비 라인이 순간적으로 놓친 오만의 공격수들을 마지막까지 따라붙어 공을 걷어내며 한국의 위기를 막아냈다.
후반 7분 한국 진영에 몰려있던 선수들이 카림 사이드를 놓쳐 당황하던 순간에 김주영이 재빠르게 공을 걷어낸 모습이나 후반 31분 크로스를 받아 슈팅하려던 압둘라지즈 알 무크발리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차단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실수로 내준 기회를 직접 커버하는 김주영의 모습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만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기회를 내주지 않는 '원천봉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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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