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납량특집이였다.
1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이 한 겨울 깊은 밤, 도둑으로 변장한 채 여의도 MBC에 잠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예측불허 미션과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장치 앞에서 속수무책 당하는 멤버들. 현장을 지키던 의문의 '케빈(?)'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나 홀로 집에' 특집이었다.

멤버들은 여의도 MBC를 털 도둑으로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했지만, 되려 '나홀로 집에'의 주인공에 빙의한 의문의 케빈에게 농락당했다.
케빈은 목소리만으로도 멤버들을 약 올렸다. 엘레베이터에 타자마자 멤버들은 케빈 손에 놀아났다. 엘레베이터 안에 층수 버튼이 없던 것은 물론 스피커를 통해 케빈이라 주장하는 인물이 미션을 내린 것.
처음에는 어린 목소리의 케빈에게 "혼난다"라며 장난 쳤지만, 점차 긴장감에 사로잡힌 멤버들. 엘레베이터란 한정된 공간과 어두컴컴한 건물은 손쉽게 공포를 조성했다. 정준하는 "이런 건 여름에 하지 왜 추운데 하냐"며 투덜거렸다.
분장실에서는 마릴린 맨슨 사진을 보며 스스로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해야 하는 미션이 제시됐고, 기분 나쁜 오르곤 소리가 배경으로 깔렸다. 분장을 하는 도중 거울에서는 의문의 형상이 튀어나왔다. 유재석은 "이게 뭐하는 거야!"라며 절규하다 쓰러졌다. 하하도 험한 얼굴로 실패했고, 정형돈은 내동댕이 쳐 졌다. 이 외의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케빈은 이에 "겁쟁이들!"이라며 놀려댔다. 하지만 서서히 케빈에 길들여지는 멤버들.
이어 뉴스룸에서는 앵커가 돼 보도 멘트를 읽어야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멘트를 읽는 도중 그 내용에 맞춰 뒤에서 위에서 앞에서 이들을 놀라게 하는 기구와 형상(?)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정준하와 유재석은 그야말로 혼비백산했다. 정형돈과 하하는 두 손을 꼽 잡은 채 멘트를 읽어내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눈치가 빠른 박명수 역시 알고도 피할 수 없었다. 속수무책 당하고 놀라는 멤버들의 외모는 그야말로 굴욕.
나중에는 멤버들에겐 "그래 해 보자!"라는 오기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다음 미션지는 드라마세트장이란 케빈의 소리를 듣고 또 다시 얼굴은 얼음이 됐다. 케빈 감독이 만든 범죄 수사극이 마련됐다. 형사가 된 멤버들. 대본에 맞춰 연기를 하는 와중에 소품과 배경 음악이 장난을 쳤다. 방문자의 멘탈을 약하게 하는 혼돈의 세트장이였다. 하 형사는 너무 '식겁'한 나머지 입에서 육두문자까지 흘러나왔다. 물론 방송에서는 무음 처리됐다. 정준하는 공포와 놀람을 마치 하나의 '안무동작' 같은 몸짓으로 승화시켰다.
케빈은 자기가 10층 연회장에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귀신 만찬'이 기다리고 있었다. 단체 처녀귀신들에 멤버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며 엘리베이터로 다시 뛰어들었다.
마지막에 케빈의 정체가 밝혀졌다. 주인공은 서장훈이였다. 서장훈은 "기억에 확실히 남을 만한 크리스마스 아니였냐?"라고 말해 멱살을 잡혔다.
이 와중에 보도 대본에 있던 "2015년에는 시청자들이 뒷목잡고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란 멘트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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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