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권선징악일까. '미녀의 탄생'이 종영을 앞두고 휘몰아치는 전개를 보여줬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극본 윤영미, 연출 이창민) 20회에서는 민혁(한상진)의 정체를 눈치채고 태희(주상욱)와 다시 의기투합한 사라(한예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사라는 태희와 함께 과거의 집으로 돌아갔다. 서로에 대한 감정은 그대로였지만, 복수가 우선이었다. 사라는 채연(왕지혜)이 진행하는 생방송 토크쇼에서 모든 것을 폭로하기로 했고, 태희는 경찰에 접근했다. 우선 사라는 민혁을 찾아가 선전포고를 했다. 사라는 태희를 도울 것을 알리며 "나쁜 사람들을 보낼 생각은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태희와 사라는 복수와 함께 더욱 가까워졌다. 사라는 집안 곳곳에서 태희와의 추억을 떠올렸고, 자신을 향한 태희의 여전한 마음을 느꼈다. 태희는 사라가 좋아하는 분식을 사오거나, 존경이란 꽃말을 지닌 흰장미를 선물하며 사라를 응원했다. 사라는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선생님이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라는 채연과 강준(정겨운)의 악행을 공개적으로 폭로했다. 강준은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됐고, 방송인으로서 채연의 인생도 끝이 났다. 다음 차례는 민혁이었다. 태희는 자신을 폭행한 의문의 남자를 찾아내 배후를 파헤쳤지만, 그 주인공이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는 것만 깨달았다. 반면 그 사이 민혁은 태희를 제거하고자 손을 쓰고 있었다.
'미녀의 탄생'은 초반 빠른 전개 속도로 재미를 더했다. 많은 복수극에서 선량한 주인공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장면이 전반부를 차지했다면, '미녀의 탄생'에선 초반부터 복수를 결심해 행동에 옮겼다. 주인공 남녀의 로맨스 역시 급물살을 타면서 흥미를 북돋았다. 개연성이 다소 부족함에도 '미녀의 탄생'이 힘을 잃지 않은 이유였다.
다만 중반부에 이르러 고유의 색을 잃었다. 사랑하기에 이별하는 연인 등 진부한 전개가 등장하면서, 힘차게 흘러가던 복수극이 긴장감을 잃었다. 아이디어의 고갈, 1회 연장의 여파 등이었다. 당초 배우들의 매력에 의존하는 작품이었지만, 중반부에는 특히 멋진 주상욱과 사랑스러운 한예슬을 지켜보는 재미 외에는 없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16회가 기록한 자체 최저 시청률 4.7%(닐슨코리아 전국기준)가 모든 것을 말해줬다.
그동안 뒷전이 된 복수는 20회에 폭발했다. 태희와 사라는 1차적으로 강준과 채연을 제거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남은 이는 '끝판왕' 민혁으로, 이에 성공하면 태희는 과거와도 화해하고 원래 제 몫인 회사까지 되찾는다. 하지만 민혁은 태희는 물론 사라까지 위험한 음모를 준비 중이다. 태희와 사라가 복수와 사랑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녀의 탄생' 후속으로 '내 마음 반짝반짝'이 17일부터 방송된다. 서민의 딸로 태어난 세 자매가 집안의 복수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살아가는 성장 이야기를 담는다. 남보라, 장신영, 이태임, 배수빈, 이덕화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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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의 탄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