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멤버들은 무서워 미치고, 대중은 오랜만에 웃겨 미쳤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는 텅 빈 MBC 여의도 사옥에서 멤버들이 벌이는 공포 특집이 방송됐다. 겨울에 공포 특집을 진행하는 것도 신선했지만, 완성도 높았던 공포물이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듯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은 그야말로 핵폭탄급 웃음을 가져다 줬다. 단연 돋보인 멤버는 정준하였다. 그의 리액션은 역대급이었고, '따쉬', '뜨아시' 등 알 수 없는 공포 섞인 리액션은 시청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만들었다. 정준하는 갑자기 나타난 귀신의 모습에 몸을 옴짝달싹 못하며 부르르 떠는 것은 물론 혼비백산해 달아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제작진은 멤버들이 놀라는 모습을 슬로우 비디오에 담아 한 번 더 보여줬고, 이 모습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 웃음코드로 활용해 폭소케 했다.
무엇보다 텅 빈 여의도 사옥을 기획물로 활용한 제작진의 기획력은 단연 돋보였다. 곧 허물 것이라고 알려진 여의도 사옥은 유동인구가 현저히 적어진 것은 물론,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는 음산한 기운마저 돌았다. 이곳을 공포 특집의 공간으로 삼으며, 익숙한 곳에서 만나는 섬뜩한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이날 멤버들은 아나운서실인 6층부터 뉴스실 5층, 드라마세트장 3층까지 돌며 케빈이 선사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멤버들은 한 명 혹은 두 명씩 미션을 수행,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공포물에 어김없이 놀라고 말았다.
더불어 한 겨울 밤의 공포체험은 시청자들에게까지 몰입도를 한 껏 높게 선사할 만 했다. 시청자들도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공포물들이 곳곳에서 등장했고, 성우들의 내레이션과 멤버들을 약올리는 의문의 케빈은 이번 공포 특집에 도욱 웃음을 배가시키게 만들었기 때문.
멤버별 대처법도 눈길을 끌었다. 정준하는 작은 소리 및 물건에도 화들짝 놀랐고, 유재석은 뒤로 넘어지는 것을 습관처럼 하며 "제발 이런것 하지마라"고 애원했다. 하하는 너무 놀라 육두문자까지 나와 웃음을 자아냈으며, 정형돈은 긴장해 방귀를 뀌는 등 웃음 짓게 만들었다. 박명수는 오히려 화를 내며 폭력적인 반응을 나타내 멤버들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전도 있었다. 케빈으로 활약한 서장훈이 김태호PD의 주도 하에 귀신에게 놀라고 만 것. 유재석의 합심하에 이뤄진 이 계획은 멤버들을 골려주던 서장훈을 통쾌하게 복수하는 기회가 됐다. 멤버들을 약올리던 '케빈' 서장훈이 귀신의 모습에 놀라는 모습으로 마무리 된 이날 '나 홀로 집에' 특집은 공포와 웃음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더욱 가열찬 웃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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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