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로맨스가 어쩐지 젊은 로맨스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전설의 마녀'에는 심복녀(고두심 분)과 김영옥(김수미 분)이 박이문(박인환 분)을 사이에 두고 삼각 관계에 놓인 모습이 담겼다. 노년의 세 사람은 젊은이들 못지 않은 '밀당'을 하며 서로의 마음에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 김영옥이 중간에 끼니 최근에는 더욱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극 초반 복녀와 이문은 담담하고 아름다운 중년 로맨스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복녀가 오랜 기간 교도소에 수감됐어도 언제 한결같이 마음을 보내주던 이문이었기 때문.

이날 방송에서 역시 이문은 복녀를 위해 직접 손편지를 쓰며 변치 않은 사랑을 드러냈고, 이는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지 않는 따뜻한 감성의 중년 로맨스라 더욱 시선을 끌었다. 흔한 막장 드라마에서 중년 로맨스가 불륜 등으로 그려지는 것과는 확실한 차별점이다.
최근에는 교도소 동료 영옥이 이문의 집에 들어오게 되면서 이들의 로맨스는 흥미진진해졌다. 이문과 복녀 사이에 적극적인 영옥이 훼방을 놓기 시작하면서 웃음이 넘쳐나는 것. 이문의 대시에도 수줍게 응하던 복녀 역시 영옥의 적극적인 모습에 질투를 하는가 하면, 화까지 내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장면을 통해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두심의 변신이다. 그간 드라마를 통해 진중한 엄마 역으로 열연해왔던 고두심이 '전설의 마녀'를 통해 로맨스를 하게 되면서 질투도 하고 셈도 내고 있기 때문. 외모 등 말투는 이전 작품과 같지만, 로맨스를 두고 김수미와 티격태격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한 모습이다.
단연 신스틸러는 김수미다. 극 초반 교도소가 배경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희석 시켜줄 생각으로 김수미를 캐스팅 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이다. 최근에는 5만원 짜리를 건네며 부를 과시, 새로운 캐릭터까지 얻어내며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극의 배경은 더이상 교도소가 아니지만, 김수미가 없는 '전설의 마녀'는 이제는 허전할 지경에 이르렀다.
고두심과 김수미가 박인환을 사이에 두고 말다툼을 하고 유치하게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전설의 마녀'의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된 지 오래다. 이들 이외에도 한지혜, 하연수, 오현경이 각자의 로맨스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년의 로맨스 역시 이들 못지 않는 '케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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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