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29)이 2년 연속으로 높은 연봉 인상률을 보였다. 초고속으로 2억대까지 진입했다.
두산은 11일 유희관과 2억원에 2015 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군에서 복귀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2013년에 2600만원을 받았던 유희관은 285% 인상된 1억원에 도장을 찍고 지난 시즌 임했고, 이번에도 100%라는 높은 인상률로 연봉 2억원 고지에 올랐다.
이러한 바탕에는 2년 연속 꾸준했던 활약이 있었다. 2013 시즌 유희관은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뒤 급성장하며 10승 7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53으로 시즌을 마쳤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도 겁 없는 호투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에는 타고투저 흐름에도 무너지지 않고 12승 9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해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까지 지웠다.

유희관은 팀 내 좌완으로는 유일하게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또한 불펜에서 시작했다가 선발로 돌아섰던 2013년과 달리 풀타임 선발로도 훌륭한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반신반의했던 주위 시선도 사라졌다. 이제 ‘토종 최다이닝 투수’라는 훈장만 남았다.
팀 내 투수 고과 1위를 차지한 선수답게 구단과의 의견차도 그리 크지는 않았다. 유희관은 “풀타임 2년 만에 2억을 받게 되어 과분하다. 최저 연봉 수준에서 1년 뒤 억대가 됐고, 곧바로 2억원이 됐다. 연봉이 올라가면서 책임감이 많이 따른다.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팬들께도 친근하게 다가가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억원이라는 금액에는 다가올 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달라는 팀의 기대치 역시 포함되어 있다. “풀타임으로 2년을 뛰었는데 2년 전에는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서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그러지 못해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 같았다. 팀이 있어야 선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팀을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개인 성적도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유희관은 무엇보다 팀의 부활에 보탬이 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준급 좌완인 장원준의 합류는 유희관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크게 기대를 받지 못하던 예비역 신분에 불과했던 유희관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느린 공으로 인해 생겼던 자신을 향한 의문을 지난 2년간 신뢰로 바꾼 유희관이 새 시즌 팀의 강력한 선발진 안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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