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때보다 훈련량이 더 많다".
한화에는 해체된 고양 원더스 출신 선수들이 몇 명 있다. 그 중 가장 나이 어린 선수가 바로 외야수 채기영(21)이다. 원더스의 막내였던 그는 이제 한화의 신인으로 프로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지난해 9월 원더스가 해체된 이후 오갈 데 없는 신세였던 채기영은 원더스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에서 입단 테스트를 거쳐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김성근 감독과는 잠시 동안 떨어져 있다 재회하게 된 것이다.
선린인터넷고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채기영은 2014년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고, 대학교 진학을 마다한 채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다. 스무살의 나이에 의외의 결정. 그는 "대학에 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 내가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부모님과 상의해서 원더스로 가게 됐다"고 돌아봤다. 원더스에는 김성근 감독이 있었고, 지옥훈련 아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그러나 입단 1년 만에 원더스는 해체됐다. 원더스의 막내 채기영도 차가운 현실에 마주해야 했다. 채기영은 "해체 결정 뒤에도 원더스에서 운동을 계속 했다.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한화에서 불러주셨다. 처음에는 정말 좋았는데 다시 감독님 훈련을 받을 생각에 걱정도 들었다"며 웃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가능성을 눈여겨본 김성근 감독이 그를 불렀다.
오키나와에 이어 12월부터 서산 전용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채기영은 "원더스보다 더 많은 훈련량에 처음에는 힘들었다. 하지만 1군 선배님들도 정말 열심히 하셔서 마음을 다 잡게 됐다"며 "원더스에서와 스케줄은 비슷하지만 코치님들이 더 많고, 다들 정말 열정적이시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지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기영은 스스로 수비를 강점이라고 밝혔다. "수비 범위가 넓고, 던지는 송구 능력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어리고,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게 한화에 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아직 힘이 부족하다. 지금보다 체격을 더 키워 타격과 주루도 잘하고 싶다. 감독님께서도 보실 때다마 '몸을 불리고, 힘을 키워라'고 말씀하신다"는 것이 채기영의 말이다.
신장 180cm의 채기영은 체중이 63kg밖에 나가지 않는다. 탄수화물 위주로 많이 먹고 있지만 체중이 잘 늘지 않아 고민이다. 하지만 이제 만 21세, 앞날이 창창하다. 프로에서 첫 해를 앞두고 채기영은 부푼 꿈을 안고 다시 시작한다. 그는 "올해 1군에 한 번 올라가고 싶다. 1군에서 관중들의 열기를 직접 느끼면 감동받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더 나아가 장차 LG 박용택과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게 채기영의 꿈. 같은 우투좌타 외야수로 팀을 대표하는 리더이자 얼굴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원더스에 이어 한화에서도 김성근 감독을 만나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채기영이 독수리 군단의 미래로 자라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