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 "'힘든 세월, 우리가 겪어 다행' 대사, 요즘의 부모도 해당될 것"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1.11 11: 03

영화 '국제시장'으로 두번째 천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윤제균 감독이 개봉 초기 논란을 빚었던 '힘든 세월을 우리가 겪어 다행' 취지의 대사에 대해 "부모는 다 똑같지 않겠나. 특정 세대가 아닌, 요즘 부모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감독은 최근 OSEN에 이같이 말하며 "그 대사가 논란이 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그 대사는 그 시대 부모님들만의 대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도 내 자식에게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대사는 덕수(황정민 분)가 베트남 전쟁에 가서 고생을 하면서 집으로 부친 편지의 한 대목. '힘든 세월에 태어나서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문장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고생에 비하면 너희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다'가 되는 거냐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감독은 '우리 고생'과 '너희 고생'을 나누는 게 아니라, 부모가 된 자라면 누구나 저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입장. 세대론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보편적 감정을 다뤘다는 것이다.
그는 "나 역시도 20대부터 가장이 돼서 학비, 생활비를 직접 다 벌고, 신혼생활을 반지하에서 하는 등 많은 고생을 해왔다. 그래서 내 자식은 좀 더 가난하지 않은 환경을 가졌으면, 내가 했던 고생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부모라면 다 그렇지 않나. 그 대사 자체는 특정 세대의 부모보다는, 앞으로 탄생할 모든 부모의 마음을 대변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개봉 한달차에 가까워진 이 영화는 초반 정치색 논란을 대부분 극복하고, 꼬마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3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로 인정받고 있는 상태. '내 얘기' 혹은 '우리 할아버지' 얘기로 받아들여지면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윤감독은 "이 영화는 정치의식이나 사회비판을 위한 게 아니다"면서 "일부에선 왜 정치가 빠졌냐, 왜 사회비판적인 시각이 없냐고도 하시는데, 이 영화는 평범했던 나의 아버지 얘기를 하려던 작품이었다. 돈이 없어서 대학도 못가고, 정치가 뭔지도 모르고, 자식 안굶기게 하려고 노력했던 분들에 대한 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영화를 만든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영화를 다르게 평가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양한 반응을 존중한다. 어떤 평가가 내려지든 나와 생각이 다를 뿐,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제시장'은 11일 현재 922만여명을 돌파하며 수일 내 천만 관객을 기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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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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