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10년이나 지난 예능, '무도'의 말도 안되는 도전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1.12 08: 27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벌써 10주년을 맞았다. 한 예능프로그램이 10년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니,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지난 2006년 5월 첫 방송된 '무한도전'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예능 트렌드는 변하고, 많은 방송인이 떴다 지고를 반복하는 가운데 '무한도전'만은 변함없었다.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 이제는 롱런이라는 표현도 넘어선 '무한도전'이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지금은 창대하다.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흰 쫄쫄이 의상을 입고 목욕탕 물을 퍼내던 것이 10년 전의 이들이었다. 당시 멤버들은 말도 안되는 도전을 이어갔고, 언제나처럼 이 도전에 실패했다. 기적적인 도전 성공을 이룬다거나하는 드라마적인 요소도 없었다. 언제나 유재석은 "~씨는 에이스가 아니었습니다"라고 외치며 대결의 실패를 알렸다. 스스로를 평균 이하의 남자들로 칭하고 평균 이상이 되기 위해 도전을 계속해오던 것이 벌써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이런 '무한도전'은 스튜디오에서의 퀴즈쇼 '거꾸로 말해요 아하'로 마니아층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동안 여러 방송국을 돌아다니며 평균 이하 남자들의 쫄쫄이 예능을 고집하던 유재석이 자리를 잡은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 유재석 혼자 이끌어가던 '무한도전'은 이 때부터 각자의 캐릭터가 잡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표를 찍은 것이 지금의 '무한도전'이다. 매 회 특집을 만들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무한도전'은 뭔가 다르다는 인식을 만들어줬다. 쫄쫄이 입고 연탄을 나르다, 스튜디오에서 '거꾸로 말해요' 게임을 하며 웃음을 주다가, 어느샌가 스포츠댄스에 도전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을 뺐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완전판 '무한도전'이 만들어졌다.
철저한 B급 예능에서 독보적인 클래스의 예능으로 변해가는 과정이었다. 평균 이하 남자들이 모였던 '무모한 도전'에서 예능 전반을 주무르는 거물급 예능인들이 되는 데에 10년이 걸렸다.
특히 최근 방송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는 '무한도전'이 10년동안 쌓아온 것들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잘 보여줬다. 흔한 아이템도 '무한도전'이 도전하면 남달랐다.
사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가수들을 모아 무대를 펼치는 것은 그리 신선한 아이템은 아니었다. 실제로 박명수, 정준하의 아이템 기획때까지만 해도 '토토가'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 '무한도전'의 섭외력이 더해지니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토토가'가 탄생했다. 여기에 '무한도전'만의 편집 아이디어, 멤버들의 예능감이 합해져 시청률 20%를 돌파한 '토토가' 열풍이 거세게 불 수 있었다.
말도 안되는 도전이었다. 마니아들만 보던 B급 예능에서 전국민이 사랑하는 특급 예능이 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무한도전'은 성공적으로 이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 10년은 곧 '무한도전'의 내공이 됐다. '무한도전'이 아니라면 가질 수 없는 내공, 10년 이후 11년, 12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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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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