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CJ, 롤챔스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1.11 11: 38

"SK텔레콤을 이길 팀이요? 글쎄요 과연 있을까요" "CJ요, 글쎄요. 과연 잘 할까요".
LOL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 이번 롤챔스 시즌 판도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변들이다. 심지어는 CJ 팬들까지 CJ의 성적에 대해 "이제는 팬심으로 경기를 본다"라고 말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CJ를 우습게 보는 팀은 없다. 오히려 지금은 가장 피하고 싶은 팀이 됐다. CJ가 믿겨지지 않는 반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 롤챔스 코리아 프리시즌서 1승 1무 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던 CJ는 이번 롤챔스 스프링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SK텔레콤을 2-0으로 셧아웃시키는 파란을 일으키며 명가 부활의 기치를 내걸었다.

▲ 명가 재건의 기치
CJ는 한국 LOL 프로게임단들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팀의 전신인 MiG는 나진팀의 전신인 EDG와 함께 LOL리그의 양대 산맥 중 하나였다. 아주부 시절에도 프로스트가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2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LOL의 놀라운 발전속도를 전세계 LOL 유저들에게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롤챔스 초반 흥행의 견인차 역할도 함께 했다.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두 팀은 롤챔스 1년간 가장 강력했던 팀으로 우승과 준우승을 각 1차례씩 번갈아 나눠가졌고, 꾸준하게 4강에 진입하면서 롤챔스 인기몰이에 큰 버팀목이었다.
시즌4는 CJ에게 일종의 악몽같았다. 롤챔스 서머시즌에서는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한 팀도 8강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단일팀 체제로 출발한 프리시즌에서는 IM에게 1승을 거뒀을 뿐 다른 모든 팀들에게 이기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가장 어렵다는 SK텔레콤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LOL 리그도 기세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흐름을 타지 못했던 CJ가 이제서야 방향을 잡았고, 이 기세만 놓고 보면 어느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 떨쳐낸 부담감, 되찾은 자신감
강현종 감독은 "모두에게 마음을 비웠다. 이제는 부담감을 조금은 떨쳐낸 것 같다. 경기 내적인 실력은 달라진게 없다"라고 말했다. 프로스트 블레이즈 형제팀 시절부터 CJ는 한국 LOL팀들 중 가장 두터운 팬텀을 가지고 있던 팀이다. 실제로 CJ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관객석은 90% 이상이 CJ 팬들이었다. 승부가 패배로 결착이 난 경우 '용산 도서관'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올 정도였다.
이 팬덤 자체가 결국 CJ 선수들의 부담감이 됐다. 그러나 최근 강현종 감독의 입원으로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는 더 이상 잃을게 없지 않느냐라는 말을 했다. 마음을 비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는 말을 했다. 마음을 비우고 나서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CJ 출신인 온게임넷 '클템' 이현우 해설 역시 "CJ는 스크림 성적이 아주 뛰어난 팀이었다. 선수들이 실전에서 이상할만큼 위축됐었다. SK텔레콤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번 시즌 4강 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팀이다. 멘탈적인 면에서 무너지지 않는다면 SK텔레콤전 같은 멋진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흐뭇하게 후배들을 격려했다.
▲ 첫 목표는 1라운드 1위
강현종 감독은 목표에 대한 물음에 "최선을 다해서 롤드컵에 나가겠다"는 말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강 감독은 "섣부른 답변으로 팬 여러분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 결과로 팬들을 만족시키겠다"며 손사례를 쳤지만 CJ는 내심 1라운드 1위까지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전 승리의 주역인 '샤이' 박상면은 "준비 기간 동안 연습이 정말 잘 됐다. 스크림에서는 거의 진 적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경기 전에 손대영 코치님이 우리는 잃을게 없다는 말을 해줬다. 우리가 0-2로 져도 당연하게 받아드릴 상황이었지 않나. 말 그대로 잃게 없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덕분에 이긴 것 같다"면서 "강팀들과 초반 경기들만 잘 풀리면 1라운드 1위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웬만한 팀과 스크림을 해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선수들 역시 '성적'에 대한 이야기 오르내릴정도로 분위기가 좋아진 CJ가 이번 시즌 어디까지 치고 올라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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