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은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타율 3할6푼2리 175안타 18홈런은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출루율 4할5푼6리 장타율 5할3푼8리 OPS 0.994 역시 커리어하이, 리그를 지배한 강타자의 상징인 3할 타율/4할 출루율/5할 장타율을 달성한 첫 시즌이다.
그리고 작년은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지난 해 리그 타율은 2할8푼9리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전인 2012년은 투고타저 시즌으로 리그 타율이 2할5푼8리였는데 3푼 이상 타율이 올랐다. 3할 타자만 36명이 쏟아질 정도였다. 손아섭의 2014년은 타격에 눈을 한 번 더 뜬 시즌이었을까 아니면 타고투저 영향을 받은 시즌이었을까.
선수가 느끼는 2014년 타고투저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손아섭은 “리그에 타자용병이 한 명씩 들어온 게 정말 크다”라고 말한다. 그는 “타자 9명 중 가장 약한 타자가 빠지고 대신 용병타자가 들어온 거라고 보면 된다. 당연히 투수들이 힘들어진다. 그리고 앞뒤에 있는 타자들은 좋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손아섭 그리고 롯데는 외국인타자 수혜를 별로 받지 못한 구단이다. 루이스 히메네스는 5월 후반까지 리그를 지배할 것처럼 보였지만 6월 중순 이후부터 한국야구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롯데는 거짓말처럼 추락하기 시작했다.
손아섭은 작년 좋은 성적의 일등공신으로 방망이 테이핑을 꼽았다. 원래 방망이를 짧게 쥐고 치는 손아섭은 방망이 손잡이 바로 위에 두껍게 테이핑을 했고 덕분에 스윙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그는 "타고투저 때문에 타격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대신 그는 "내 작년 타격성적이 좋았던 건 테이핑 덕분이다. 방망이에 테이핑을 하고 나서 장타력도 부쩍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2015년도 손아섭의 방망이에는 테이핑을 계속해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잠시 규정으로 논란이 되는가 싶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테이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인까지 했다.
올해 역시 손아섭은 롯데 타선의 키 플레이어다. 짐 아두치가 좋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3번에 배치되고, 손아섭은 톱타자로 나설 계획이다. 가장 잘 치는 타자가 가장 많이 쳐야한다는 생각이 현실로 될 때에 롯데 타선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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