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바비킴의 '기내 난동 논란'으로 연예계가 시끄럽다. 그러나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중이 유독 바비킴에게 뭉뚝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바비킴보다는 논란이 된 대한항공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항공사 직원의 실수로 좌석에 문제가 생겼고, 바비킴은 기내에서 제공한 와인을 마시고 만취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바비킴 역시 실수를 인정하고 즉각 사과했고, 한 차례 경찰 조사에도 임했다. 분명한 것은 순서가 어찌됐든 바비킴과 대한항공 측 모두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
그런데 이번 사건은 유독 바비킴이 아닌 대한항공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건의 처음과 끝을 따져보면 양쪽 모두 실수와 잘못을 한 것이지만, 다른 사건들과 비교해봤을 때 바비킴을 향한 화살은 부드러워졌고, 대한항공은 강도 높은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

사건이 발생한 지난 9일 바비킴의 소속사 측은 "본인의 마일리지 포인트를 이용해서 처음부터 비즈니스 석을 예약을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발권의 문제로 이코노미 석으로 티켓이 바뀐 것"이라며 "대한항공 측에 지속적으로 티켓 문제에 대해 컴플레인 했으나 항공사 직원들은 비즈니스 석이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을 원래대로 교체해 주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OSEN에 "발권 과정에서 처음에 직원의 실수로 일반석 티케팅을 했다. 바비킴 씨가 처음에 문제없이 받아 갔지만 이후 바꾸러 왔다. 마일리지로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숫자를 잘못 확인해 마일리지가 모자란 것으로 보고 비즈니스 좌석으로 변경할 수가 없다고 전달했다"라며 "공항에서 새로 발권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 다시 발권을 해주려고 했지만 바비킴 씨가 출발 지연이 우려돼 변경을 원하지 않았다. 상황을 알고 동의한 상태에서 돌아간 것이다. 기내 안에서는 비즈니스 좌석이 남아 있다고 해서 옮겨 앉을 수는 없다. 일반석으로 수속을 받았기 때문에 기내에서 바로 변경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컴플레인에도 좌석을 교체해주지 않았다"는 바비킴 측과 "바비킴이 출발 지연 우려로 변경을 원하지 않고, 동의한 상태에서 돌아갔다"는 대한항공 측의 주장. 사건의 발단이 된 티케팅 문제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린 상황이다.
아직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고, 잘못의 크고 작음을 따지기는 힘들겠지만, 바비킴이 실수를 저지른 것은 분명한 사실.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 만취했다는 점과 이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물론 승객이 만취할 정도로 와인을 제공한 승무원의 잘못도 있다. 무엇보다 바비킴은 모범이 돼야 하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번 행동이 더욱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잘못을 저지른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대중이 유독 바비킴을 감싸는 이유는 뭘까.
이는 최근 논란이 됐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문에 대한항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이 대한항공 직원의 실수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점도 지적받고 있는 것.
반면 '바비킴의 잘못이 명백하다'는 사건의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발권 문제로 기분이 상했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지는 않는다. 바비킴의 행동은 어찌됐든 상식적으로 이해받을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이 큰지, 누가 얼마나 더 반성해야 하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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