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구자철-김진현 향한 슈틸리케의 이유 있는 믿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12 05: 35

기성용(스완지 시티),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향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남다른 신뢰엔 다 이유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의 회복 훈련이 열린 맥켈러 파크서 취재진과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다양한 주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털어놨다. 가장 이목을 끈 이야깃거리는 기성용과 구자철의 주장 완장과 No.1 수문장 김진현의 얘기였다.
슈틸리케는 기성용, 구자철, 김진현 등 팀의 기둥으로 활약중인 셋에게 한결같은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오만전을 통해 그 신뢰가 더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캡틴' 기성용의 리더십을 두고는 "오만전서 봤겠지만 팀을 잘 이끌었다. 주장으로서 전체적으로 뒤로 물러서 균형을 잘 잡아줬다. 기성용은 충분히 존경을 받고 있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자질 있는 선수"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또 "기성용은 나이는 많지 않아도 대표팀 경험이 풍부하다. 오만전서도 경기 운영과 침착성이 상당히 돋보였다"고 극찬했다.

구자철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서 구자철에게 캡틴의 무게감을 덜게 해줬다. 그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주장 완장을 찼다. 이번엔 일반인 신분으로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그간 캡틴으로서 경기력 비난과 맞서 싸워야 했던 구자철에게 특별한 배려를 한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주장 선임에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구자철이었다. 그가 주장을 맡으면 경기력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이슈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본연의 임무인 경기력을 충분히 펼칠 수 있게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했다"면서 "구자철에게 안좋은 뜻으로 주장 완장을 기성용에게 넘겨준 것이 아니라 그를 도와주고 보호해 주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구자철이 오만전서는 사우디전을 비롯해 부진했던 다른 경기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더 잘할 수 있었지만 긍정적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진현에 대한 믿음도 더 굳건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을 앞두고 김진현과 김승규의 출전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고 밝히면서 김진현의 오만전 활약으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현의 오만전 활약을 봤을 때 '굳이 골키퍼를 바꿔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상당히 침착하게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켰다. 반응 속도가 빨랐고, 특히 마지막 실점 위기 장면을 잘 넘겼다. 발 기술도 좋았다"고 김진현의 멀티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 셋은 지난 10일 1-0으로 승리한 오만전서 나란히 풀타임 활약했다. '캡틴' 기성용은 주장 완장의 품격을 뽐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완벽히 조절하며 승리를 지휘했다. 섀도우 스트라이커 구자철은 가장 많은 유효슈팅 3개와 함께 선제 결승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김진현은 종료 직전 슈퍼세이브로 1골 차의 승리를 지켜냈다.
팀의 기둥들을 향한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이 더욱 단단해질 수밖에 없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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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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