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양현종(27)이 팀 역대 최고 인상 금액을 기록하며 연봉 4억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명실상부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양현종은 이제 그 가치를 입증하는 일만이 남았다.
KIA는 11일 보도 자료를 통해 양현종과 연봉 4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현종의 지난 시즌 연봉인 1억 2000만 원에서 무려 233.3% 인상된 금액이다. 팀 역대 최고 인상 금액(종전 2010년 최희섭 2억 원)이자 투수 부문 팀 역대 최고 인상률(종전 2004년 신용운 등 200%)을 기록했다.
KIA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의 8,9년차 연봉이었던 3억 8000만 원까지 뛰어넘으며 뒤를 잇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윤석민은 2011시즌 투수 4관왕과 MVP를 차지하며 연봉이 100% 인상됐다. 2011년 연봉 1억 9000만 원에서 1억 9000만 원이 올랐는데, 이는 KIA 팀 내 투수 역대 최다 인상액이었다.

활약 면에선 윤석민을 능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구단에 잔류한 ‘프리미엄’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양현종에 앞서 SK의 김광현 역시 2억 7000만 원에서 122% 오른 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KIA도 에이스에게 걸맞은 대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팀이 2년 연속 8위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공은 인정받아야 마땅했다.
이제는 연봉에 맞는 활약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우선 양현종은 팀의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에이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KIA는 롯데, kt 등과 하위권에 분류될 정도로 전력이 좋지 않다. 선발진에서도 어떤 선수들이 활약해줄지 미지수인 상황. 에이스 양현종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은 만큼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 기대된다.
아울러 양현종의 활약은 이후 해외 진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해외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KIA도 양현종의 뜻을 받아들여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하지만 포스팅 최고액 ‘150만 달러’라는 기대치를 밑도는 금액을 통보받았다. 구단과 상의 끝에 미국은 물론 일본 무대에 대한 진출도 향후로 미뤘다.
그만큼 국내 리그외 최정상급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스팅 시스탬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류현진은 당시 최고액 2573만 7737달러 33센트를 기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첫해부터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이라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후에도 꾸준히 두 자리 승수를 챙겼고 한국에서 뛰었던 7년간 항상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양현종도 분명 해외 진출의 기회는 있다. 2016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통해서도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난해와 달리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리그를 평정할 만큼 좋은 활약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일단 KIA는 4억 원이라는 금액을 안겨주며 에이스 양현종의 가치를 인정해줬다. 양현종이 남은 2년 간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그의 해외 진출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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