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의 토종 공격수 김학민(32)이 서서히 날개를 다시 펴고 있다.
지난 2012~2013 시즌 종료 후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했던 김학민은 지난 8일 전역했다. 그리고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있었던 NH농협 2014~2015 V-리그 4라운드 삼성화재와의 경기를 통해 복귀했다. 팀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채 0-3으로 쉽게 패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복귀전이었다는 점에서 김학민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던 경기였다.
경기 전 김종민 감독은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교체로 넣어볼 생각이다”라며 크게 앞서거나 뒤지고 있을 때 김학민을 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1세트 11-18로 열세에 놓이자 김학민을 넣었다. 11-19에서 퀵오픈 공격으로 득점하며 복귀 후 첫 득점에 성공한 김학민은 2득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김학민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실전에 뛰면서 땀을 흘렸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설레면서 부담감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뛴 것은 좋지만 점수 차가 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것 같다. 다음에는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는 것이 김학민의 소감이다.
라이트에 산체스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 신영수와 김학민을 동시 가동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한항공으로서는 신영수가 부진하거나 체력 비축이 필요할 때 김학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소득이 없지는 않다. 2년의 공백을 딛고 실전 감각을 점차 올린다면 5라운드부터는 조금씩 가시적인 도움이 나타날 것이다.
벌써부터 ‘김학민 효과’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김 감독은 “(김학민의 복귀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합류해 훈련을 하면서 분위기도 좋아졌고, (신)영수도 긴장감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는 말로 김학민이 온 뒤 달라진 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영수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닐 경우의 대비책이 생긴 동시에 신영수의 긴장감이 풀리는 것도 방지하는 ‘이중 효과’가 기대되기도 한다.
입대 전만 하더라도 당시 팀의 외국인 선수였던 마틴과 쌍포를 형성했을 정도로 김학민은 공격력으로 인정을 받은 자원이다. 신영수를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는 산체스를 잠시 쉬게 하고 신영수와 김학민을 좌우에 동시 기용하는 방안도 선택 가능한 옵션 중 하나다. 장기 레이스인 만큼 외국인 선수의 체력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주전 세터인 강민웅과의 호흡이다. 김 감독은 “모든 세터는 경기에 들어가면 연습 때와 다른 토스를 할 때가 있다”면서도 “강민웅이 한선수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는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다. 단 그것이 언제가 되느냐에 따라 대한항공의 성적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 돌아온 김학민이 얼마나 빠른 시점부터 팀에 큰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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