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강정호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간의 계약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피츠버그 지역지에 강정호 계약과 관련한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기사가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협상타결이 낙관적이어서 계약기간과 계약금액에 대한 기사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런 기사는 뜬금없다는 느낌이 더 들기도 한다.
피츠버그 포스트 – 가제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의 강정호 계약이 홈런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기사는 대부분 지루한 오프시즌을 보냈던 닐 헌팅턴 단장이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이 태평양 연안에 돈을 실은 보트를 띄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강정호의 계약을 지칭한 표현이다.

이어 강정호에 대한 소개와 포스팅을 거쳐 계약이 아주 낙관적인 상황이 된 현재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그런 다음 강정호 계약는 피츠버그의 투자에 대한 달라진 의지 뿐 아니라 몇 가지 이슈에서 구단 경영진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는 강정호 계약과 관련한 가장 직접적인 의문은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대해 잘못 평가한 것 아닌가 하는 점이라고 들었다. 만약 강정호가 정말로 주전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파워 히터라면 나머지 29개 구단은 피츠버그가 포스팅에서 이기도록 놔두었을까?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알랜 네로 역시 다른 구단이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피츠버그가 포스팅에서 이긴 것에 대해 놀랐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이 구단은 아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일 것이다.
(기사에 아래의 내용들이 이어진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강정호의 수비능력에 대해 지적하고 있고 공격에서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하면 (한국프로야구에서 보였던 기록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년 1,000만 달러나 3년 1,400만 달러 정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만약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사인한다면 지난 시즌 종료 후 재계약을 포기한 클린트 바미스가 했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미스는 지난 해 피츠버그에서 유틸리티 맨으로 뛰었다. 지난 12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구단은 강정호가 가능한 빨리 주전으로 자리 잡기 원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포지션에서 그렇게 한다는 것인지 흥미롭다.
내야 좌측은 3루수 조시 해리슨, 유격수 조디 머서로 짜여져 있다. 그들이 비록 마이크 슈미트나 칼 립켄 같은 선수는 아니더라도 경영진 역시 그들이 당분간 현재 포지션에 머무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헌팅턴 단장은 2루수 닐 워커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2009년 피츠버그에서 데뷔한 워커 역시 앞으로도 피츠버그에서 뛰는 것을 가장 기쁘게 여길 것이다. 하지만 경영진은 최근 3년 내내 시즌 중 장기계약을 요구한 에이전트나 두 번째 연봉조정신청 권한을 갖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연봉이 800만 – 900만 달러로 오르게 되는 것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또 한 번 장기계약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구단은 강정호를 영입한 후 트레이드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아마 피츠버그는 누가 주전 1루수인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페드로 알바레스가 1루수이고 수비에 임하는 것도 문제가 없어 보이다. 문제는 급전직하한 타격이다. 2013년 3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던 알바레스는 지난 해 절반 수준(18홈런, 56타점)으로 떨어졌다. 이 점 때문에 알바레스를 트레이드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만약 헌팅턴 단장이 트레이드에 성공한다면 워커가 1루수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경우 강정호에게는 2루수 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알바레스가 아닌 워커를 트레이드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이런 일은 구단이결정하기 어렵다.
모든 이슈들은 강정호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강정호의 타격 비디오를 보면 한 쪽 다리를 든 다음 유연한 스토르크를 보이는 자세를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마치 이치로 스즈키나 대릴 스트로베리를 연상시킨다.
그 동안 피츠퍼그의 태평양 연안에서의 기록(아시아 선수 영입기록)은 짧고도 씁쓸했다.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잊지 않는한. (이와무라는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3시즌을 보낸 뒤 2009년 11월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2010년 54경기에서 1할 대 타율(.182)을 보인 뒤 방출 됐다)
물론 이런 기사가 나왔다고 해서 강정호 계약이 직접 영향을 받을 이유는 없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 후 좋은 플레이만 하면 된다. LA 다저스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장거리 달리기 등을 놓고 지역 언론들의 말들이 있었지만 잘 던지고 난 뒤에는 잠잠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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