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쿠웨이트전서 달라져야 할 2가지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1.12 14: 04

결과적으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1-0의 승리였다. 설상가상 막판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이 없었다면 결과를 보고 웃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오만과 1차전 경기서 1-0의 승리를 거둔 축구 대표팀은 결과에 대해 큰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조금 다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오만을 상대로 한국은 공격이 여의치 않았다.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경기서 한국은 불확실성한 공격을 선보이면서 스스로 어려움을 만들었다. 구자철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과 조영철의 몸을 날린 플레이를 통해 결승골을 뽑아낸 한국은 승리를 챙겼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오만을 상대로 한국은 유효슈팅에서 큰 차이는 보인다. 한국이 15개의 유효슈팅을 시도했고 오만은 5개에 불과한 상황. 하지만 한국이 압도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중거리 슈팅이 많지 않았고 그나마 상대 수비에 막혔기 때문이다. 또 오만도 5개에 불과하지만 문전에서 위협적인 모습이 몇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전술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손흥민, 조영철, 이청용 등 돌파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포진시킨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
아시아 축구의 상황상 대부분의 팀들은 수비를 든든히 한다. 기존의 수비진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까지 수비에 가담시키며 이른바 내려 앉아서 수비를 펼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돌파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공간을 침투하면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상대 수비가 물러서 있는 상황에서 돌파하기는 쉽지 않았다.
측면 돌파 상황에서도 역습이 아닌 경우는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반면 적극적으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야 했지만 너무 아꼈다. 드러난 결과로 본다면 한국은 압도적인 공격을 선보였지만 상대를 괴롭히는데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결과였다.
물론 볼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에서는 크게 앞선다. 전반적으로 7-3의 비율로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었지만 코너킥은 5-3으로 큰 차이가 없다. 또 오프사이드도 17-19로 비슷하게 경험했다. 이는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상대 수비에 흔들렸다고 판단할 수 있다.
수비 상황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한국이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특히 쿠웨이트는 한국을 상대로 1개의 옐로카드만 받았다. 무리한 수비를 펼치지 않아도 됐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게다가 태클 성공률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쿠웨이트 수비는 안정적이었고 한국 공격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오만을 상대로 한국은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효과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고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55년만에 정상 도전을 펼치는 상황이라면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조별리그 통과 혹은 16강 진출이 목표인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임하는 자세와 기대가 많이 다르다. 오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인 상황이라면 조별리그 후 만날 상대들과 대결서 우위를 점한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쿠웨이트전에서는 다른 경기를 펼쳐야 한다. 아시아에서 어떻게 우리를 상대하는지를 더욱 정확하게 판단하고 냉철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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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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