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리빌딩 완성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마무리는 라이언 하워드(36)를 다른 팀에 넘기는 것이다.
하워드는 지난 2004년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해 2005 내셔널리그 신인왕, 2006 내셔널리그 MVP에 오르는 등 현재까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동했다. MVP 투표에서 5위 안에 든 것만 4차례다.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통산 1331경기에서 홈런을 334개나 때려냈을 정도로 한 방을 갖춘 파워히터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 리빌딩 과정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153경기에 나서 건강에는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으나 타율이 2할2푼3리에 그쳤다. 위안인 것은 23홈런으로 아직까지 파워는 남아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이긴 하지만 리빌딩이 시급한 필라델피아로서는 몸값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한 하워드를 안고 있기가 부담스럽다. 하워드는 올해부터 2년간 5000만 달러를 받고, 2017 시즌 팀 옵션이 실행되면 2300만 달러를 추가로 챙긴다. 팀이 옵션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 금액이 1000만 달러기 때문에 필라델피아는 하워드를 2년만 쓰더라도 60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이미 팀은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지미 롤린스 트레이드다. 필라델피아가 낳은 21세기 최고의 스타인 롤린스마저 팀을 떠나 다저스로 트레이드되었다는 것은 필라델피아가 강한 리빌딩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베테랑 외야수 말론 버드도 마이너리거 1명만 받고 신시내티 레즈에 내줬다.
에이스 콜 해멀스를 다른 팀의 유망주와 트레이드하는 것도 해야 할 일 중 하나지만, 이는 하워드를 보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다. 팜에 여유가 있는 팀들이라면 FA 시장의 최대어인 맥스 슈어저나 제임스 실즈를 데려오는 것보다 해멀스를 영입하는 게 수월한 것도 사실이다.
필라델피아가 하워드를 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하워드의 잔여 연봉 중 상당 부분을 지급해야 한다. 수준급 선수 2명 정도의 몸값을 받는 하워드인 만큼 처분도 힘들다. 해멀스도 마찬가지지만 하워드도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점 역시 변수다.
ESPN에 따르면 하워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캔자스시티 로열스, LA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탬파베이 레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로 가는 트레이드는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로 가는 것도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가 이번 겨울 필라델피아를 떠나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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