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결과로 보는 요즘 미드의 '대세'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1.12 16: 49

미국 쇼타임 드라마 '디 어페어'가 11일 열린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2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드라마는 이날 베버리힐즈 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에서 TV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루스 윌슨)을 차지했다. 작품상 후보에 오른 '왕좌의 게임', '하우스오브카드', '다운튼애비', '굿와이프' 등 히트작들을 물리친 결과다.
불륜을 소재로 한 통속극이 이같은 호평을 받는 건 이례적. '디 어페어'는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시즌2가 결정되는 등 마니아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한 유부남과 한 유부녀가 여름 휴가때 만나 위험한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려낸 이 작품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주인공별로 시점을 엇갈리게 하는 플롯에 있다. 두 주인공이 살인사건 조사 과정에서 불륜 사실을 털어놓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같은 불륜 내용도 남자 시점이냐 여자 시점이냐에 따라 디테일이 매우 다르다. 남자는 여자가 먼저 유혹했다, 여자는 남자가 먼저 접근했다고 기억하는 식이다.
이 흥미로운 진행 방식은 뻔한 통속극을 뻔하지 않게 만든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물론 배우들의 열연도 한 몫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루스 윌슨은 권태로운 주부와 유혹적인 팜므파탈을 오가는 연기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상하진 못했지만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된 도미닉 웨스트 역시 충동적이고 히스테리컬한 중년 남성을 잘 그려냈다.
남우주연상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케빈 스페이시에게 돌아갔다. 권력욕에 눈이 먼 프랭크 언더우드 의원이 장관직에서 '물'을 먹으면서 시작되는 이 드라마는 복수심에 불타는 언더우드가 라이벌을 하나씩 차근차근 제거하며 대통령직까지 오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케빈 스페이시는 프랭크 언더우드와 거의 혼연일체의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강렬하게 끌어당긴다. 가장 강력한 악역이 주인공이 돼서 시청자들로하여금 악역에 감정 이입하도록 하는 놀라운 정치 스릴러로 손꼽힌다. 언더우드의 냉정한 부인 역할을 맡은 로빈 라이트도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TV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재프리 탬퍼)을 받은 '트랜스패어런트'는 아마존이 만든 코미디 드라마로, 60대 후반에 커밍아웃한 아버지와 섹스 중독 아들, 직업도 없이 방황하는 딸 등 결점을 갖고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TV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지나 로드리게즈는 '제인 더 버진'에 출연 중. 이 드라마는 순결을 강요받으며 평생을 살아온 한 여성이 산부인과 의사의 실수로 부잣집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TV 미니시리즈 부문에서는 '파고'의 활약이 컸다. ‘파고’는 TV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 수상에 이어 남우주연상(빌리 밥 손튼) 수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TV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은 ‘아너러블 우먼’의 매기 질렌할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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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AFP BB= News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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