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관찰 예능 시들시들, 개그맨들 다시 봄이 오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14 07: 02

다시 예능 흐름이 바뀌고 있다. 비 예능인이 아닌 '예능 선수'들을 위한 장이 마련되고 있다. 
분명히 지난 2년간 예능프로그램 트렌드는 ‘관찰’이었다. 스타들의 화려한 언변에 집중했던 토크쇼가 힘을 잃고, 그 자리를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이 하나둘 채워갔다. 육아 예능프로그램과 체험형 리얼 예능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웃기거나 부각시키는 진행자 역할을 하는 개그맨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던 것이 사실이다.
한창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때쯤, 방송가에는 아이돌이거나 아이가 있는 아빠가 아닌 경우 새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꿰차긴 어렵다는 한숨 소리도 들려왔다. 주로 개그맨 출신 방송인들의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관찰 예능으로 재미를 보며 선두주자 역할을 했던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 ‘일밤-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의 인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존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의 힘이 빠지면서, 새 예능프로그램 구성 중 관찰을 앞세우고 있는 것도 드물게 됐다. 더 이상 관찰 예능이 장사가 되는 흐름이 아니게 된 것.
최근 새롭게 출범한 KBS 2TV ‘투명인간’이나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용감한 가족’ 역시 관찰 예능과 거리가 멀다. 새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PD들의 최대 난제는 관찰 예능이 아닌 구성을 찾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관찰 구성이 아닌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새 예능프로그램 구성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관찰 예능이 안방극장에서 새로운 그림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관찰 예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전문 예능인들에게 다시 한번 봄이 왔다. 일상을 추적하는 구성은 아무래도 비 예능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어 그동안 개그맨들이 새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24시간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예능에서 많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비 예능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일반적인 예능은 보통 웃음 장치를 개발하고 구도를 형성하는 개그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진행을 하거나, 캐릭터를 잡아채서 부각시키는 MC들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이 같은 바뀐 분위기는 잠시 설 자리가 없어질까 방황했던 개그맨들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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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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