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킬러' 이근호(30, 엘 자이시)에게 쿠웨이트 사냥 기회는 올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오후 4시 캔버라 스타디움서 쿠웨이트와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지난 10일 오만과 1차전을 1-0 승리로 장식했던 슈틸리케호는 2차전 승리로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짓겠다는 계산이다.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호주와 조 수위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쿠웨이트전 대승은 절실하다.

중동에 강한 이근호가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그는 현재 슈틸리케호에서 차두리와 함께 가장 많은 71번의 A매치에 출전해 가장 많은 19골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그 중 중동 팀을 상대로만 11골을 뽑아냈다. 쿠웨이트와 경기서는 지난 2012년 2월 29일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서 1골을 넣으며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
이근호에게 쿠웨이트전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적장 나빌 말룰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말룰 감독은 이근호를 엘 자이시로 데려간 은인이다. 말룰 감독은 지난 시즌 엘 자이시의 카타르 스타스리그 준우승을 이끌고 지난해 12월 쿠웨이트 지휘봉을 잡았다. 사제에서 적으로 바뀐 얄궂은 운명을 맞이한 셈이다.
이근호는 아직 슈틸리케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평가전서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내내 부진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됐다. 오만전서도 조영철과 이정협에 밀려 벤치를 달궜다.
쿠웨이트전서도 이근호에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조영철이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올라온 뒤 슈틸리케 감독이 "100% 몸상태가 아닌 선수는 출전하기 어렵다"고 공언했으나 지난 12일 "조영철이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며 재차 출전을 예고했다.
이근호에게도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다만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정협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둘의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 경기 상황에 따라 출전 여부가 바뀔 수 있다. 이정협은 오만전서 후반 막판 교체 출격해 19분을 소화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날리며 쐐기골을 넣었던 사우디전 만큼의 임팩트를 선보이지는 못했다.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가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dolyng@osen.co.kr
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