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하세요’, 나도 여자랍니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1.13 07: 10

냄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더라도, 아빠 눈에는 한없이 어린 어여쁜 딸일지라도, 잠시만 여자라는 사실을 생각해주는 것이 어떨까.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서는 냄새가 난다며 키스를 거부하는 남자친구와 속옷만 입고 다니는 아빠가 고민이라는 사연 주인공들이 출연했다.
특히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여자로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사춘기 소녀에게 민감할 수 있는 아빠의 속옷 차림에 대한 고민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날 가장 먼저 고민을 들고 출연한 주인공은 냄새에 예민한 예비 신랑 때문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예비 신랑이 하루 종일 냄새를 맡는다며 자신의 정수리 냄새와 발 냄새, 겨드랑이 냄새까지 맡은 뒤 더럽다고 지적한다며 고백했다.
이를 들은 예비 신랑은 “안 좋은 냄새가 나면 기분이 나빠지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그래서 습관이 됐다. 발, 겨드랑이, 정수리 냄새를 싫어하고 비린내를 싫어해 생선을 못 먹는다”라고 해명, 하지만 사연의 주인공이 “섭섭했던 일로 키스를 하려고 다가갔더니 신랑이 비린내가 난다고 키스를 거부했다”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알고 보니 남자에게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었다. 친구들로부터 냄새가 난다는 놀림을 당한 후 냄새에 민감해졌다고 털어놓은 것.
남자의 이러한 행동도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행동이기에 이해는 가지만 사랑하는 사람한테 확인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여자의 마음을 조금만 이해해 줬다면 주인공이 이러한 사연을 들고 ‘안녕하세요’에 출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면 더더욱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일. 결혼을 약속했기에 ‘우리는 가족’이라는 생각 보다는 예비 신부를 여자로 생각하며 조금 더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 어떨까 싶은 사연이었다.
두 번째 고민은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아빠가 고민인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사연이었다. 그는 “아빠 곁에는 민망해서 못 가겠다. 트렁크는 불편해서 붙는 것만 입는다”라면서 “가끔 이상한 것도 나온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아빠는 “열이 많아서 바람을 넣어 주는 것이다. 분가를 하다 보니 자유롭고 내 집이고 세 식구니까 눈치 볼 일도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 “목욕도 같이 했었고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내가 좀 억울한 게 딸도 옷 다 벗고 머리를 말린다”고 항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조심해야겠다 생각을 해서 내가 있는 방을 따로 만들었는데 계속 들어온다. 나만의 죄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집안에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아빠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은 아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집이고, 게다가 부녀 관계에서 ‘남녀 관계’가 끼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
하지만 사춘기로 접어드는 딸이 이에 대해 불편해 한다면 아빠로서 조금은 이해해줘야 하지 않을까. 사춘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타인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민감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를 겪고 있는 딸에게 조심해주는 것도 아빠로서 딸에게 해줄 수 있는 도리가 아닐까.
한편 이날 ‘안녕하세요’에는 걸그룹 EXID의 하니, 정화, 아이돌그룹 비투비의 이민혁, 서은광이 출연했다.
trio88@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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