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을 위한 분수령이다. 그러나 슈틸리케호에는 그 보다 중요한 것이 존재한다.
한국은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경기를 펼친다. 1차전서 오만을 상대로 1-0의 신승을 거둔 한국은 호주와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1-4의 역전패를 당한 쿠웨이트를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쿠웨이트에 크게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5위인 쿠웨이트는 1970~1980년대의 영광을 뒤로한 채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호주와 1차전에서 보였던 불안한 행보는 이번 경기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도 상대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제일 중요한 건 상대가 원톱, 투톱, 스리톱을 서는 게 아니라 우리 팀이 어떻게 하느냐다. 상대는 경기 중에도 전술을 바꿀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 것만 준비를 잘하고 신경 써야 한다"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단순히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55년만에 정상 도전에 나서는 대표팀이 쿠웨이트와 2차전서 드러내야 할 3가지를 살펴보자.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실점
슈틸리케 감독도 상대의 공격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이미 "쿠웨이트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대회 첫 경기부터 수비적인 마인드를 갖고 하는 팀이 한순간에 공격적인 마인드로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상대 전술에 대해 분석했다.
호주전에서 나타난 것처럼 쿠웨이트는 호주를 상대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지 않았다. 전반 초반 의외의 결과로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공격을 펼치겠다는 의지는 아니었다. 따라서 경기력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역습을 통해 공격을 펼치면 실점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이미 한국의 수비진은 안정된 모습이라고 보기 힘들다. 오만과 1차전에서도 상대 공격에 위험한 장면이 몇 차례 연출됐다. 전력상 떨어지는 팀이었지만 방심을 해서는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쿠웨이트는 수비를 후방으로 배치시키며 수동적인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호주에 패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린 것이 사실이지만 반전을 위해서는 역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무실점으로 경기를 펼쳐야 상대가 조급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경기 운영은 더욱 쉬워진다.
▲ 밀집 수비 뚫을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아시아 축구의 상황상 대부분의 팀들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를 든든히 한다. 기존의 수비진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까지 수비에 가담시키며 이른바 내려 앉아서 수비를 펼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돌파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공간을 침투하면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상대 수비가 물러서 있는 상황에서 돌파하기는 쉽지 않았다.
오만을 상대로 한국은 측면 돌파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수치상으로 드러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발표한 결과에서도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튼)은 기대만큼의 활약은 선보이지 못했다. 상대가 워낙 뒤로 물러나 있기 때문에 이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일 공간이 부족하다. 결국 골도 중거리 슈팅에 이은 두번째 기회서 연결했다.
결국 승리를 거두는 것이 목표라면 쿠웨이트를 상대로 다른 공격 방법을 찾는 것도 좋다. 오만전 후반에 나섰던 이정협 혹은 다른 공격진을 투입하면서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쿠웨이트전은 단순히 승리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 정상 도전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 부상 방지를 위한 선제골
오만전서 나타난 것처럼 선제골이 쉽게 터지지 않으면서 선수들은 조급해졌다. 그리고 오만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선수들에게 부담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부상으로 차두리(FC 서울)와 교체됐다. 그리고 이청용, 손흥민도 정상인 상황은 아니다.
쿠웨이트와 경기서도 안정적인 경기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빠른 선제골을 터트려야 한다. 상대가 기회를 노린다면 다시 무리하게 된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부상자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4-0의 완승을 챙긴 일본은 초반 선제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쉽게 펼쳤다. 또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쿠웨이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호주는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주력 선수인 마일 제디낙(크리스탈 팰리스)가 부상을 당했다. 쿠웨이트전은 중요한 경기가 아니다. 부상자가 생긴다면 승리 보다 더 큰 손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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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