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드래곤' 이청용(27, 볼튼)이 다시 한 번 부상에 울었다. 대표팀과 소속팀, 그리고 선수 본인까지 모두에게 크나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이청용이 12일 호주 캔버라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과거 골절된 부위가 아닌 오른쪽 정강이뼈 부근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금이 생겼다"면서 "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나 약 3주 정도 훈련을 쉬는 것이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표팀의 잔여경기 출전 여부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55년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에 있어 이청용의 부상은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 우승은 11명의 선수들로만 가능한 게 아니다. 23명이 모두 중요하고 이들을 다 활용해야 우승할 수 있다"고 수 차례에 걸쳐 강조해왔으나 조별리그 첫 경기 후 곧바로 부상자가 생길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청용의 부상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커다란 고민을 안길 수밖에 없다.

소속팀 볼튼도 깜짝 놀랄 소식이다. 이청용은 볼튼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로 꼽힌다.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16위에 올라있는 볼튼은 이청용의 활약 속에 강등권을 벗어났고, 반등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리그 후반부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최소 2주, 길게는 한 달간 이청용이 팀 전력에서 이탈한다는 사실은 볼튼에 있어 반갑지 않은 일이었다.
닐 레논 볼튼 감독은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청용이 아시안컵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의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 이청용의 부상 소식은 볼튼에 있어서도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3주간 휴식을 취하면 볼튼에 합류할 무렵에는 경기에 나서는데 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차출되어간 에이스의 부상 소식에 입맛이 쓸 수 밖에 없다. 현재 협회는 볼튼에 이청용의 부상 내용을 공유한 상태다.
가장 아쉬울 사람은 이청용 본인이다. 이청용은 "카타르에 가는 이유는 당연히 대회 우승을 하기 위해서"라며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을 아시안컵에서 만회하겠다는 책임감도 있지만, 이번 아시안컵 활약 여부에 따라 이적시장에서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는 기회였다.
이청용과 볼튼의 계약 기간은 올 여름까지다. 2부리그지만, 팀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활약하고 있는 이청용에게 선덜랜드, 헐 시티, 크리스탈 팰리스 등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팀들이 관심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부상 소식은 이적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가장 속이 쓰린 사람은 이청용 본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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