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토토가'가 진리는 아니잖아요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1.14 07: 33

추억은 미화된다. 돌아갈 수 없기에 간절하고, 흐릿하기에 아련하다. 함께 공유할수록 추억의 힘은 강력해진다. 앞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영화 '써니'가 이를 입증했고,  최근 '국제시장'과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토토가'는 특히나 열풍이다. 방송 전부터 매일 뉴스페이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방송 이후에는 더 큰 파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방송에 등장한 90년대 스타들이 '핫'하게 떠오르고 있고, 이들의 음악이 다시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당시를 재구성한 연출은 훌륭했고, 오랜만에 보는 왕년의 스타들도 반가웠다. 이 방송을 통해 세대간 소통의 장이 열렸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그런데 열풍이 과열된 탓일까. 향수에 젖어 90년대가 무조건 좋았다는 아쉬움 섞인 시선으로 '오늘'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특히 요즘에는 추억할 수 있는 음악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안타까움으로 여긴다. 

정말 그럴까? 추억은 지금도 쌓이고 있다. 다만 공유하지 못할 뿐. 90년대는 TV의 영향력이 강력했다.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창구가 TV뿐이었기에 '모래시계'나 '사랑이 뭐길래' 등의 드라마가 평균시청률 60% 이상 기록한 것도 놀랍지 않았다. 이 같은 거대 미디어는 대중을 하나로 묶어놨고, 함께 문화를 공유하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가 하나로 강요되는 것은 그리 아름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 당시 음악들이 훌륭했고 아티스트들의 실력도 물론 뛰어나지만, 일부 뮤지션들에게 인기가 집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서 TV에 등장하는 대중가수들이 인기를 독차지했고, 앨범도 100만장 이상씩 팔려나갔다. 인디로 분류되는 비주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나설 자리가 없었다.
오늘을 생각해보자. 음악방송에서는 아이돌들의 댄스 음악이 판을 치고, 각종 차트에도 아이돌 가수들의 이름이 도배되고 있다. 음악 시장이 아이돌을 위주로 돌아가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일 뿐이다. 오늘의 음악은 분명히 다양해졌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찾아들을 수 있고, 보고 싶은 공연들을 찾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이에 비주류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기도 했고, 이들은 각종 공연은 물론 페스티벌 등의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어떤 시대가 더 좋고 나쁘다라고는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과거에 젖어 현재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거둬야 될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모두 함께가 아닐지라도 오늘이 아름답게 추억되리라는 것. '토토가'가 그렇듯 우리의 '오늘'도 충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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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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