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 인상’ SK, 연봉으로 팀 분위기 반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13 13: 22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가 차분하게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김용희 신임 감독의 취임,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전원 잔류에 이어 연봉 협상에서도 비교적 순항하며 2015년 시작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SK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계약 대상자 50명과의 2015년도 연봉 재계약을 모두 마무리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네 명의 선수(박정배 엄정욱 임훈 신현철)와 도장을 찍고 오는 15일 시작될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 대비한다. 한 관계자는 “예년에는 몇몇 선수와 난항을 겪는 경우가 있었는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큰 잡음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봉이 오른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SK는 지난해 5위였다. 하위권에 처진 것은 아니었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팀 연봉이 대폭 오를 것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올해 주축 선수들의 개인적인 고과는 괜찮았다. 구단 관계자들 사이, 그리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팀 성적과 개인 고과 사이에서의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올해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생각해야 했다. 협상 난이도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FA 시장에서 총액 약 170억 원을 쓴 SK는 연봉협상 테이블에서도 잰걸음을 이어갔다. 고과가 좋은 선수들에게는 확실히 대우를 해줬다. 지난해 에이스로 팀 마운드를 이끈 김광현은 무려 3억3000만 원이 오른 6억 원에 재계약했다. ‘87라인’의 주축들인 이재원(1억7500만 원) 김성현(1억4000만 원) 이명기(1억 원)는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선수들조차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인상폭이었다. 잘한 선수에게는 팀 성적과 관계없이 최상의 대우를 한다는 기본 방침이 잘 드러난 계약이었다.
예비 FA 선수들과도 비교적 무난하게 계약을 이끌어냈다. 박정권은 70.2% 인상된 4억 원, 정상호는 48.4% 인상된 2억3000만 원, 윤길현은 51.7% 인상된 2억2000만 원, 채병룡은 63% 인상된 2억2000만 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그 외의 선수들도 인상폭이 적지 않았다. 불펜의 마당쇠였던 전유수는 90% 인상,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여건욱은 66.7% 인상됐다. 대신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삭감 요인이 있었던 몇몇 선수들의 삭감폭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 결과 SK의 팀 연봉도 크게 늘어났다. SK의 지난해 재계약 대상자(FA 선수 제외) 총 연봉은 32억5900만 원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42억5600만 원을 썼다. 30.6%가 올랐다. 여기에 FA 계약을 맺은 최정 김강민 조동화 이재영 나주환의 연봉을 합치면 팀 연봉 자체는 더 불어난다. 물론 아쉬움이 남는 선수들은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연봉협상은 팀 분위기를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는 몫을 해냈다는 평가다. 올해 반등의 힘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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