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뜻하지 않은 종합병동 신세를 지면서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목표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오후 4시 캔버라 스타디움서 쿠웨이트와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지난 10일 오만과 1차전을 1-0 승리로 장식했던 슈틸리케호는 2차전 승리로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짓겠다는 계산이었지만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청용이 12일 호주 캔버라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과거 골절된 부위가 아닌 오른쪽 정강이뼈 부근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금이 생겼다. 약 3주 정도 훈련을 쉬는 것이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이청용이 13일 오전 감독님과 면담을 한 뒤 14일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쿠웨이트전은 오만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7명이 바뀌었다. 아시안컵을 조기 마감한 이청용과 함께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손흥민(레버쿠젠)이 미열을 동반한 감기 기운으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다. 같은 증상을 안고 있는 구자철(마인츠)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도 이날 경기장에 나오지 않고 숙소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오만전서 경미한 부상을 입었던 최전방 공격수 조영철(카타르)과 라이트백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도 빠졌다. 중앙 수비수 김주영(상하이 둥야)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을 대신해 남태희(레퀴야), 김민우(사간 도스) 이명주(알 아인), 김승규(울산), 이근호(엘 자이시), 김영권(광저우 헝다), 차두리(서울) 등이 선발 출격해 공백을 메운다.
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빌어 "쿠웨이트전 선발 명단은 현 상태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나가는 것"이라며 "부상과 감기를 앓고 있는 이들 모두 호주전에 맞춰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심각한 전력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양날개 이청용과 손흥민은 슈틸리케호의 부동의 에이스다. 그간 A대표팀에서 공격을 책임지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구자철과 김진현도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고 입지를 굳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김창수도 차두리와 함께 우측면을 책임지고 있는 중요 자원이다.
이제 막 1경기를 치렀지만 수혈이 크다. 1960년 이후 반세기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의 플랜B, C가 매우 중요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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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