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스트라이커 로빈 판 페르시가 민망한 지경에 처했다.
판 페르시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의 좋은 친구인 뤼트 훌리트가 나 대신 상을 받는 것을 집에서 지켜볼 것이다”라고 전했다. 1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있었던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자신이 한 해 동안 가장 아름다운 골을 넣은 선수에게 돌아가는 ‘푸스카스상’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의 골은 확실히 푸스카스상에 어울리는 골이었다. 판 페르시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장거리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필드골 못지않게 먼 거리에서 정확하게 공에 머리를 대 넣은 판 페르시의 활약을 앞세워 네덜란드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5-1로 침몰시켰다.

하지만 푸스카스상의 영광은 콜롬비아의 스타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돌아갔다. 콜롬비아 소속으로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던 로드리게스는 16강에서 만난 우루과이를 상대로 골대에서 약 23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판 페르시의 골도 멋졌지만, 로드리게스가 한발 더 앞선 셈이다.
수상을 확신한 판 페르시는 소속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경기 후 당한 발목 부상을 체크하기 위해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았고, 훌리트가 대신 상을 받아오게 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훌리트는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자신감에 차 훌리트에게 부탁했을 판 페르시는 더욱 낯이 뜨거울 것이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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