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 강한 '백년손님', 어떻게 木 안방 점령했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13 17: 15

‘자기야-백년손님’이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SBS에서 목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KBS 2TV ‘해피투게더3’, JTBC ‘썰전’이라는 강력한 경쟁상대가 버티고 있음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부부 토크쇼로 출발했던 이 프로그램은 현재는 사위와 장모가 함께 생활하면서 거리를 좁히는 과정을 담는다. 출범부터 젊은 시청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아닌 까닭에 다소 노후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한번 보기 시작하면 재밌어서 ‘끊기 힘들다’는 강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남재현, 이만기, 이철민 등이 출연 중인데 사위와 장모의 관계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보통 사위는 백년손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불편함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꾸미지 않고 고스란히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거나, 가까워지면서 더욱 서운할 수 있는 미묘한 감정까지 잘 포착하고 있다.
‘백년손님’이 인기를 끄는데는 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단 이 프로그램은 예능적인 재미가 있다. 보통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일상을 고스란히 담다보니 재밌는 요소가 떨어질 수 있는데 스타들이 강제 처가살이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상은 빵빵 웃음이 터진다. 소소한 일상인데, 예상 못한 곳에서 웃음이 유발되기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재현 박사 처가만 살펴봐도 장모의 동네 지인들의 포장하지 않는 입담에 웃음을 짓게 된다. 친근해서 티격태격하는 이만기와 장모의 관계는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 듯 해서 더욱 미소가 유발된다. 새로 합류한 이철민과 장모는 어색하기 그지없는 현실에 많이 있을 법한 사위와 장모의 관계여서 답답한 공기마저 흥미롭다. 사위와 장모의 관계가 굳이 꾸미지 않아도 어색해서 재밌고, 친근해도 더 재밌는 관계라는 것을 ‘백년손님’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이들의 대화에 웃음기를 부각하는 자막이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감각적으로 담기고 있다. 자칫 밋밋한 구성일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해서 재미를 극대화하는 편집 감각은 놀라울 정도. 정겨우면서도 요즘 예능 흐름에 맞는 유행어가 적절히 녹아 있어 세대를 가리지 않고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말 한마디 한마디도 생활밀착형 웃음을 만들고자 하는 구성의 노력이 ‘백년손님’의 인기를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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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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