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가 ‘왕관’을 내려놓았다. 스스로 말했듯 그간 부유한 캐릭터를 줄곧 도맡아왔던 이민호가 얼굴에 때를 묻히고 욕도 스스럼없이 내뱉는, 거친 모습으로 영화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과연 왕관을 내려놓은 이민호의 변신은 성공할까.
이민호는 13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강남 1970’(감독 유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강남 1970’에서 겁 없는 젊음, 김종대 역을 맡은 이민호는 그간 보여줬던 귀공자의 모습을 벗어던진 채 가난하고 거친 캐릭터로 새롭게 변신해 취재진의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이민호가 극 중 맡은 김종대는 넝마주이로 시작, 이후 땅에 대한 욕망으로 똘똘 뭉친 채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인물. 청소년관람불가의 특성, 그리고 캐릭터의 특성상 거칠고 잔인한 모습이 많이 나오는 만큼 드라마 ‘상속자들’, ‘꽃보다 남자’ 등에서 보여줬던 ‘귀공자’의 모습과는 180도 변화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내가 사실 없는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캐릭터를 연기 많이 했는데 사실 나의 저런 모습이 누가 봐도 넝마다 사실 안 할 것 같다. 반듯하고 워낙에 이목구비도 진하기 때문에 나는 그냥 조금 나의 저런 모습을 호기심 있게 변신 했네 생각을 가지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봐주셔서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 누구한테나 폭력성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폭력성에 대해 이성적으로 통제를 하고 조절을 하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면서 “처음으로 이 영화를 통해 내 안에 폭력적이고 조금은 잔인한 그런 것들을 처음 표현해봤는데 내 안에 몰랐던 그런 폭력성이나 눈빛들을 처음 보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힘들었던 촬영 현장도 회상했다. 그는 “현장에서 굉장히 뭘 하지 않아도 힘들었던게 많았다”라면서 “정신적으로 밝고 기분 좋은 상태가 아니라 촬영하는 신에 따라가는 감정이 있어서 중반부 넘어갔을 때 피부도 극심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걸 같이 느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편 이민호-김래원 주연 ‘강남 1970’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다.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이다.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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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