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쿠웨이트] 플랜B와 참을 수 없는 공격의 가벼움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1.13 18: 06

슈틸리케호의 아시안컵 최종 명단이 발표됐을 때 많은 이들은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대량득점을 목표로 했던 쿠웨이트전에서 한 골, 그것도 남태희의 골로 승리를 가져온 슈틸리케호의 무게감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쿠웨이트와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플랜B를 강제 가동한 슈틸리케호의 공격 고민은 계속됐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근호(엘 자이시)는 전반 내내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박스 안 침투는 물론 공중볼 경합이나 위치 선정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한 템포씩 늦어 빼앗기는 모습도 간혹 보였다.

특히 전반 30분 상대 진영에서 김민우의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상황에서 로빙슈팅이 골키퍼의 손에 걸려 득점 기회가 무산된 장면은 두고 두고 아쉬웠다.
전반 36분 차두리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남태희의 머리를 거쳐 골로 연결되며 한숨을 돌렸지만, 빈공 속에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결국 후반 1분 조영철(카타르SC)를 일찌감치 투입시켰다.
이근호가 최전방에, 조영철이 그 뒤를 받친 형태로 공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에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진들의 호흡은 후반 들어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조영철의 가세도 무게감을 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후반 들어 남태희와 이근호, 박주호 등이 슈팅을 쏟아부으며 슈팅수에서 11-11 동률을 맞췄으나, 유효슈팅 6개 중에서 골로 연결한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후반 31분 이정협(상주 상무)까지 투입해 공격에 힘을 실었지만 결국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이날 공격진의 부진 뒤에는 극심한 수비 불안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집중력 부족과 엇맞은 호흡으로 연달아 뒷공간을 열어준 수비의 불안 때문에 전방으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만들어줘야하는 것이 공격수의 역할이라면, 쿠웨이트전에서 보여준 공격진의 모습은 그야말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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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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