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게 한국은 아시아 최고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4시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쿠웨이트와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남태희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신승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호주와 함께 나란히 2연승(승점 6)을 달리며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조 수위 싸움이다. 두 팀은 오는 17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최후 일전을 벌인다. 한국은 골득실에서 호주에 5골 뒤진 터라 무조건 이겨야 조 1위가 가능한 상황이다.

슈틸리케호는 1, 2차전을 치르며 정들었던 캔버라를 떠난다. 14일 오전 10시 5분 항공편을 통해 브리즈번으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2시간여를 날아 숙소인 소피텔 브리즈번 센트럴에 여장을 푼 뒤 오후 4시 회복 훈련을 할 예정이다.
쿠웨이트전은 많은 것을 시사한 한 판이었다. 본의 아니게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해 1.5군으로 나섰다. 그럼에도 냉정하게 우승후보라고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내용과 결과물이었다. 공수 모두 낙제점에 가까웠다. 베스트 일레븐으로 나섰던 오만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우승후보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손흥민의 말을 명심해야 할 슈틸리케호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팬들과의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냉정하게 얘기해 한국이 아시아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책임감을 갖고 죽기살기로 뛰지 않으면 아시아 정상의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원대한 꿈을 품었지만 시작부터 이루기 쉽지 않은 목표라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다. 이번에도 비원의 무대로 끝나지 않으려면 손흥민의 말을 명심해야 할 슈틸리케호다.
dolyng@osen.co.kr
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