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룸메이트2' 박준형-이동욱, 담담해서 더 슬픈 고백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1.14 07: 07

가수 박준형과 배우 이동욱이 '룸메이트2'에서 조금 특별한 고백을 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2'에서는 박준형, 오타니 료헤이, 이동욱이 마당에서 남자들만의 시간을 보냈다.
이동욱은 두 사람에게 새해를 맞아 극복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박준형은 "포비아(공포증)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불을 덮어쓰거나 작은 공간에 들어가면 답답하다. MRI(자기공명영상) 촬영도 힘들어 한다"며 폐쇄공포증이 있음을 밝혔다.

이유가 꽤 슬펐다. 유년시절의 트라우마였다. 미국에서 자란 그는 "열 살 때 학교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이불을 놓고 게임을 했다. 내가 이불 한 가운데 놓이자 나머지 친구들이 이불로 나를 덮고 마구 때렸다. 장난 치는 게 아니었다. 당시는 인종차별이 심했다. 그 이후 어딘가에 갇히는 것이 무섭다"고 말했다.
이동욱은 자신감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작품은 많이 했는데,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지난해 MBC '호텔킹', KBS 2TV '아이언맨' 등에 출연했지만, 시청률이나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터. 이동욱은 "성공보다는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한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에 박준형은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박준형은 "네가 알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시작했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해준 말이 있다. 욕심 없이 살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너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없더라. 정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박준형과 이동욱이 보여준 '민낯'은 일종의 '반전'이었다. 박준형은 남자 멤버 중 가장 연장자이지만, 누구보다 밝고 천진하다. 이날도 오타니 료헤이와 떠난 영월 여행에서 '유배'의 뜻을 몰라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았다. 늘 웃는 얼굴의 박준형이 미소를 거두고 꺼낸 어린 시절 이야기이기에 더 안타까웠다.
이동욱도 마찬가지였다. 이동욱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룸메이트'를 이끌어 가는 리더 격의 인물이다. 조세호와 함께 진행을 도맡거나, 멤버들의 징검다리가 돼준다. 막내 허영지와 잭슨이 티격태격하면 말리는 것도 이동욱의 몫이다. 누구보다 중심이 잡혀 있는 것 같은 그가 털어놓은 속내는 의외였다.
물론 이 두 사람이 담담하게 속마음을 드러낸 배경엔 '룸메이트'가 있다. 처음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그 동안 멤버들의 우정은 돈독해졌고, 아픈 이야기도 편하게 나눌만한 사이가 됐다. 이날의 대화가 학창시절 반 친구들과 떠난 수련회에서 밤늦도록 나눈 수다처럼 느껴졌던 이유기도 하다.
비록 슬픈 내용이었지만, 그들에겐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위로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괜찮아, 룸메이트잖아'.
jay@osen.co.kr
'룸메이트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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