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루츠 영입으로 내야 포지션도 정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14 06: 24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두산 베어스는 3루수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과 함께 내야 포지션 정리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에 정통한 칼럼니스트이자 두산에 몸담기도 했던 폭스스포츠의 C.J.니코스키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었던 내야수 잭 루츠가 두산과 계약했다고 전했다. 자세한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세부적인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최종 사인은 하지 않은 상태다. 추가로 조율할 일들이 있고, 신체검사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하지만 구단이 부인하지 않았고,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 진행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루츠와 계약할 개연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기가 22경기에 불과해 빅리그에서의 모습으로 루츠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두산 역시 마이너리그 성적을 봤다. 루츠는 마이너리그에서 높은 통산 OPS(.865)를 남겼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15경기에 뛰며 5홈런 18타점으로 활약했다. OPS(1.046)는 1.0을 넘겼다. 일본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적응에 대한 우려도 비교적 적다.
무엇보다 공을 많이 골라내면서 투수를 괴롭히는 유형이라는 점이 장점이다. 빅리그에서 타율과 출루율의 편차가 크지 않았고 배드볼 히터로 평가됐던 호르헤 칸투도 한국에서는 출루율과 타율의 차가 6푼6리로 나쁘지 않았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만약 루츠가 한국에 온다면 더 높은 출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루츠가 오면 두산의 내야 포지션 구도도 정리된다.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3루는 공격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최주환과 수비가 좋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허경민이 경쟁 중이었고, 1루는 좌타자 오재일과 김재환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의 격전지였다. 루츠가 3루에 고정되면 1루 경쟁만 남는다. 오재일과 김재환 모두 주전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경험은 없기에 1루는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모습을 통해 주인이 결정될 것이다.
루츠는 전형적인 3루수지만 일반적인 3루수들이 그렇듯 1루 수비도 가능하다. 따라서 3루를 맡는 동시에 1루에 구멍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메울 수 있다. 루츠가 3루를 지키지 않는 경기에서는 최주환, 허경민 등이 3루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다. 특히 모든 포지션에서 뛰어난 수비를 보여주는 허경민은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의 백업도 될 수 있다. 최주환 역시 2루수로 출장 가능하다.
김태형 감독은 다른 선수들의 영입설이 나돌 때도 줄곧 1루와 3루 수비가 되는 외국인 선수를 원했다. 구단 관계자도 “특출난 1루수나 외야수가 있었다면 그 포지션의 타자를 데려올 수도 있었지만, 그 정도의 선수는 없었다”며 루츠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두 포지션의 확실한 주전이 없는 상황에서 두 포지션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루츠는 두산의 선수 기용 폭을 넓혀줄 수 있다. 타석에서도 두산이 당초 원하던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포 유형이지만, 잠실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장타를 조금 포기하는 대신 높은 출루율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출루만 해준다면 두산에는 해결사가 많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알짜배기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