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제조사가 1000개를 주문하면 샤오미는 한 번에 10만개씩 발주한다.”
대륙을 접수한 샤오미가 국내시장도 접수할까. 2만 원대 초저가 웨어러블 밴드를 내놓은 샤오미가 야금야금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진격하는 샤오미의 전략은 박리다매. 대량으로 재료를 구입해 단가 자체를 낮춘다. 보통의 회사가 1000개를 주문할 때 샤오미는 10만개를 손에 넣는다. 동일 사양 제품 가운데 가격 경쟁력에서 샤오미를 이길 수 없는 이유다.
▲대륙의 샤오미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샤오미는 이미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성장은 괄목할만한 수치가 증명한다. 샤오미의 지난해 매출은 743억 위안, 한화로 13조 2046억 원이다. 지난해만 스마트폰 6112만대를 팔아치웠다. 2013년(1870만대)과 2012년(720만대) 판매 수치는 비교가 안 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샤오미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 시장점유율은 5.2%. 삼성과 애플, 화웨이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4위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샤오미가 공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는 이른바 ‘대륙의 실수(저가에도 품질이 좋은 제품)’로 알려진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등의 샤오미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이다.
▲2만 원대 웨어러블 밴드, 왜 이렇게 싸지?
11번가는 19일부터 초저가 웨어러블 기기 '샤오미 미(Mi) 밴드'를 2만 2900원에 선보인다. 11번가 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오픈마켓보다 5000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기어핏’은 15만 원대 이상이고, 핏빗 플렉스는 11만 원대 이상이다. 제품 성능을 차치하고 동일 제품군에서 10만 원 이상 가격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박리다매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판매 방식에 힌트가 있다. 샤오미는 ‘미 밴드’ 이전에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를 주력 상품으로 했다. 이 보조 배터리는 동일한 사양의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관계자 A씨는 “보조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충전셀이 있다. 샤오미는 LG, 삼성의 충전셀을 쓰는데 보통의 제조사가 1000개를 주문하면 샤오미는 한 번에 5만개, 10만개씩 발주를 넣는다”고 말했다. 부품 자체의 단가에서 다른 제품과 이미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다. 샤오미 제품의 전체 단가가 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샤오미는 보조 배터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스마트 밴드까지 이런 식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량으로 제품을 만들고 시장 수요도 뒷받침된다. 국내에는 공식적인 샤오미 총판(한국지사)이 없지만 샤오미는 이미 중국 내수시장과 동남아시아 시장 등에서 박리다매를 통해 이익을 보고 있다. 많이 생산하고 많이 판다. ‘대륙의 샤오미’다.
▲국내 중소기업이 위험하다?
“동급의 다른 제품들은 샤오미를 따라올 수가 없다”고 A씨는 말한다. 스마트 밴드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이외에 중소기업 제품도 시장에 나와 있다. A씨는 “중소기업 (스마트) 밴드는 아무리 싸도 3만 원대 이상 출시가 된다”며 “샤오미 미 밴드의 경우 수량이 있기 때문에 단가가 낮게 들어오고 중국 내수로 풀리는 가격은 더 낮다”고 귀띔했다.
삼성과 애플은 샤오미와 가격 경쟁을 하지 않는다. 브랜드를 앞세운 품질 경쟁을 통해 샤오미와 대적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은 저가를 내세운 샤오미 공격을 최전선에서 막아내고 있다. 샤오미의 박리다매 공격의 진짜 표적은 국내 중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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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밴드(위), Mi-3/샤오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