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 김진우) 2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연 배우 지창욱은 밀도 높은 감정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힐러’ 12회에는 채영신(박민영 분)의 정체를 알게 된 서정후(지창욱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정후는 김문식(박상원 분) 최명희(도지원 분)와의 만남을 통해 어린 시절 기억을 회복,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오지안이 영신임을 눈치챘다.
정후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문호(유지태 분)를 맹비난했지만, 문호는 지안이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모세대가 남겨 놓은 굴레에 희생양이 된 정후는 “대체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따지며 울분을 쏟아냈다.

이후 정후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조민자(김미경 분)에게 “기억도 안 나는 아버지가 20년도 더 옛날에 했던 짓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 아버지만 안 죽였으면”이라고 말하며 혹여 상처받더라도 도망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정후는 영신을 애틋하게 껴안는 것으로 자신의 아픈 상처를 달랬다.
그러나 문식이 영신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방심할 수 없는 상황. 문호는 김문식 비위에 관한 특집방송을 준비하며 반격을 예고했고, 정후는 그런 문호를 도우며 영신을 지키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에 정후가 힐러라고 의심하고 있는 문식은 그의 친모를 이용, 정후를 함정에 빠트리며 공격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힐러'는 정치나 사회 정의 같은 건 그저 재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던 청춘들이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맞짱 뜨는 통쾌하고 발칙한 액션 로맨스 드라마로, 지창욱은 극중 비밀스러운 심부름꾼 서정후로 분해 호연을 펼치고 있다. 달달했다 날렵했다 날고 길며 힐러의 캐릭터를 십분 살리고 있는 것. 특히 이날 방송에서 지창욱은 여주인공을 사랑하면서 겪는 힐러의 희로애락을 섬세하게 연기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전작 ‘기황후’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지창욱은 지난 2006년 영화 ‘데이즈’로 데뷔한 9년차 배우.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지창욱은 비밀스러운 힐러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 무슨 캐릭터를 연기하든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며 신뢰를 형성한 지창욱. 이쯤되면 연기 변신의 귀재가 분명하다.
‘힐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