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의 연봉 협상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에 모두가 책임을 통감해야 했다. 삭감된 선수가 15명으로 지난해 2명보다 대폭 늘었다.
하지만 베테랑 포수 조인성(40)은 4억원으로 동결된 액수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2011년 11월 SK와 맺은 3년 FA 계약이 만료된 조인성은 한화에서 다시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가운데 연봉 4억원을 그대로 받는다.
사실 객관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삭감이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었다. 지난해 6월초 SK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돼 뒤늦게 합류한 조인성은 75경기를 뛰었다. 한화에서는 63경기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 2할2푼6리 7홈런 34타점의 성적도 겉보기에는 아쉽다.

하지만 한화는 조인성의 연봉을 동결시켰다. 예비 FA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한화 관계자는 "조인성은 중간에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라 작년 성적만 갖고 연봉을 따지기 어려웠다. 조인성이 온 뒤 포수진이 안정됐고, 경험을 전수해줬다. 올려줄 순 없어도 깎을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조인성이 합류한 뒤 최대 약점이었던 안방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조인성 합류 전 49경기에서 18승30패1무 승률 3할7푼5리였지만, 그가 들어온 후 79경기에서 31승47패1무 승률 3할9푼7리로 성적이 향상됐다. 노련한 리드와 수비로 안방을 지켰고, 그의 가세 이후로 공교롭게도 정범모가 급성장했다.
아울러 타격에서도 안타는 37개였지만 34타점을 올릴 정도로 결정력이 뛰어났다. 결승 홈런 1개와 9회 극적인 동점 홈런만 2개를 터뜨리는 등 기록에서 나타나지 않는 클러치 능력을 자랑했다. 포수로서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결정타를 자주 폭발시켰기 때문에 기록 그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화는 15명의 선수가 연봉이 삭감됐지만, 재계약 대상자들의 연봉 액수는 지난해보다 4.2% 소폭 상승했다. 이태양(7500만원)이 4500만원으로 최고액이 인상됐으며 안영명(1억3000만원) 윤규진(1억2000만원) 송광민(1억1000만원)이 4000만원씩 올랐다. 아울러 최소연봉 선수 24명이 300만원 이상 올랐다.
한화 관계자는 "삭감 선수들이 많았지만 삭감 폭이 크지 않았다. 최소연봉을 받는 선수들도 300만원 이상 올리면서 전체적인 연봉 총액은 조금 올랐다"고 설명했다. 팀 성적에 따른 고과를 반영, 적절한 인상과 소폭 삭감으로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3년 연속 최하위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일본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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