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청용(27, 볼튼)은 중요한 대회마다 불운에 시달리는 것일까.
이청용은 지난 10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에서 상대의 깊숙한 태클에 부상을 입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청용이 12일 호주 캔버라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과거 골절된 부위가 아닌 오른쪽 정강이뼈 부근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금이 생겼다. 약 3주 정도 훈련을 쉬는 것이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결국 이청용은 대회를 다 마치지 못하고 혼자 비행기에 오른다. 이청용은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홀로 귀국할 예정이다. 쿠웨이트전에서 한국은 졸전 끝에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이청용의 대체자로 나선 남태희가 골을 넣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수준이하였다. 이청용 등 전력의 핵심들이 뛰지 못한 빈자리는 너무나 컸다.

이청용은 부상은 안타깝다. 또 불운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이청용의 축구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했다.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볼튼에서 뛰는 이청용은 겨울 이적시장을 팀을 옮길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적당한 제의가 오면 이청용을 보내겠다는 생각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이청용의 실력을 아는 선수들은 ‘챔피언십에서 뛸 선수가 아니다. 프리미어급 선수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실제로 마일 제디낙(31, 호주)이 뛰는 크리스탈 팰리스 등이 이청용을 원한다는 구체적 소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청용 영입을 원했던 구단들도 아시안컵에서 발생한 부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평소 이청용의 실력을 눈여겨봤다면 이적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당장 이청용을 써먹길 원하는 구단에게 ‘3주 아웃’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청용은 한창 잘나가던 지난 2011년 톰 밀러의 ‘살인태클’에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 이후 그가 정상급 경기력을 되찾기까지 너무나 오랫동안 소중한 시간을 들여야 했다. 이청용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시련을 겪었다.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주가를 높여 이적하려던 이청용의 계획은 무산됐다.
한창 비상을 꿈꾸는 중요한 시점에서 또 불운이 발생했다. 팬들은 이청용의 불운이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더 이상 없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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