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첫차, 1st…’최선’이 되고 싶은 티볼리의 꿈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1.14 08: 13

‘마이 퍼스트 SUV(My 1st SUV).’ 13일 출시행사를 연 쌍용자동차 ‘티볼리’의 슬로건이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 출시행사를 기획하면서 유난히 처음과 ‘1’을 강조했다. 티볼리에 부여 된 ‘1’의 의미는 쌍용자동차 재건의 희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의 이유일 사장은 티볼리를 두고 ‘쌍용자동차의 첫 B세그먼트 SUV’라고 소개했다. 그 동안 쌍용자동차에는 없던,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 속하는 게 바로 티볼리다.
▲쌍용의 첫 콤팩트 SUV, 마힌드라-쌍용자동차의 첫 신차

또한 티볼리는 2011년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이 M&A 한 이후 쌍용자동차에서 나온 첫 번째 신차다. 그 동안 쌍용자동차는 연식과 디자인을 변경한 모델만 발표해 왔다. 마힌드라 그룹의 자본과 쌍용차의 기술력이 탄생시킨 첫 모델이 티볼리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개발하기 위해 3500억 원의 자본과 42개월 여의 시간을 투자했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발판으로 ‘SUV 명가’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이유일 사장은 “우리나라 SUV 시장을 선도한 지 60여 년이다. 이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SUV 1위 기업이 되기 위해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11년 인수 협약식 때 방한 한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다시 찾은 아난다 마힌드라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도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타고르 얘기를 먼저 꺼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동방의 등불’을 연설문에 직접 적어 넣었다.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던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시를 읊어나가는 마힌드라 회장의 연설은 엄숙하기까지 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연극영화과 출신답게 연설문 원고를 직접 작성했다고 쌍용차 관계자는 전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마힌드라는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위해 투자한 것이 아니다. 기술을 얻기 위한 투자도 아니다. 장기적으로 한국 브랜드의 성공이 반드시 쌍용자동차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전을 갖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장애물이 쌍용에 대한 믿음을 흔들어 놓을 수 없다. 쌍용의 미래를 확신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첫차부터 엣지있게
티볼리의 메인 광고 카피는 ‘첫차부터 엣지있게’다. 남자 버전, 여자 버전을 따로 만들었는데 2편 모두 ‘엣지’ 있는 티볼리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3일 출시행사장에서 만나본 티볼리는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메시지를 던졌다. 군데군데 파격적인 요소로 시선을 사로잡기는 하지만 적정 수준에서 자제를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티볼리의 전면 디자인은 긴장감과 여유로움, 면과 디테일의 조화 등 리드미컬한 요소를 최대한 활용했다. 역사다리꼴 라인의 범퍼디자인은 시원하게 뻗은 후드라인과 대비를 이뤄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후면부는 안정적이면서도 균형이 잡혔다. 근육질의 어깨처럼 자신감 넘치는 젊음을 상징하고 있다.
‘Compact Deluxe’ 스타일을 지향하는 티볼리의 실내공간은 스마트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움직이는 IT 공간’을 주제로 사용자 행위 분석을 통해 터치 방식의 조작비율을 확대했다. 탑승객 편의성이 뛰어나고 적재공간을 확보도 용이하다. 동급 최대 전폭(1,795mm)을 기반으로 넉넉한 2열 공간을 확보했고, 동급 최대 적재공간(423ℓ)에는 동급에서 유일하게 골프백을 3개까지 실을 수 있도록 했다.
‘첫차’ 구매자를 특정해 카피를 정한 티볼리는 뛰어난 가격경쟁력으로 첫 차 구매자들을 유혹한다. 트림에 따라 TX(M/T) 1,635만 원, TX(A/T) 1,795만 원, VX 1,995만 원, LX 2,220~2,347만 원이다. 1,000만 원대 생애 첫 차를 강조할만하다.
▲가솔린이 왜 먼저?
티볼리는 13일 가솔린 모델이 먼저 출시 됐다. 디젤 모델은 6월 1일로 출시일을 잡았고 연말에는 롱바디 모델도 나올 예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디젤 모델이 왜 나중에 나오는 것일까? 이는 다분히 중국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중국에서는 가솔린 모델이 인기가 좋은데 당장 3월부터 중국 수출을 시작하려면 가솔린 모델이 먼저일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올해 3만 8500대를 판매 목표로 잡고 내년에는 10만 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쌍용자동차가 티볼리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파워트레인은 3년 여의 개발기간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e-XGi160 가솔린 엔진이다. 최대 출력 126ps, 최대 토크 16.0kg•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각각 12.0km/ℓ(A/T), 12.3km/ℓ(M/T)이다. 티볼리에 적용 된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는 DCT 수준의 빠른 변속응답성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구현한다.
‘티볼리’는 차체의 71.4%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으며, 초고장력 강판 비율 역시 동급 최다인 40%에 이른다. 주요 10개 부위에는 핫프레스포밍 공법으로 가공해 일반 초고장력 강판(600Mpa 이상)보다 2배 이상 높은 1500Mpa급의 강성을 갖춘 초고장력 소재를 사용했다.
신속한 제동성능 확보를 위해 대형 사이즈의 전/후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하는 한편 다기능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를 비롯해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 LED 주간주행등 등 안전기술들이 대거 적용됐다. 사고 시 가장 취약한 측면 충돌 안전성 테스트인 AE-MDB(Advanced European Mobile Deformable Barrier) 시험에서도 만점 수준의 안전등급을 획득했다.
▲1st SUV 명가를 재건하라…향후 3년간 1조원, 매년 SUV 신모델
쌍용자동차 이유일 사장은 13일 출시행사장에서 향후 3년간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 자금도 되도록이면 쌍용차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각오다.
3년간 1조 원이라는 금액은 약간은 단순한 계산에서 나온 수치다. 신차 한 대를 개발하는데 대략 3000억 원 남짓이 들어가는데 향후 3년간 매년 새로운 차가 나오게 되면 개발비만 1조 원에 달하게 된다. 쌍용차는 티볼리 개발을 위해 3500억 원의 자본을 투입했다.
그러나 근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해고 노동자의 복직문제는 당장 해결할 의지는 없는 듯하다. 이유일 사장은 “2009년 당시 한상균 쌍용차 노조위원장(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합의한 내용은 52% 무급휴직, 48% 희망퇴직이었다. 그 합의서에 정리해고자는 없었다. 현재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153명은 스스로 정리해고의 길을 택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도 “마힌드라에서는 대립의 문화를 믿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쌍용자동차 현 경영진의 노력으로 4800여 노동자들이 생존하고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다. 현재 경영진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해 해고자 복직 문제는 현 쌍용차 경영진의 판단에 맡길 뜻임을 시사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그러나 “티볼리가 선전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시간에 따라 필요에 따라 인력을 충원할 것이다, 2009년에 일자리를 상실한 이들 중에서 우선적으로 충원 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100c@osen.co.kr
쌍용자동차가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각계 주요 인사와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맨 아래 사진 왼쪽 두 번째), 쌍용차 이유일 대표이사(맨 아래 사진 오른쪽 세 번째) 등 임직원과 내외신 기자, 국내외 딜러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티볼리(Tivoli)’ 신차발표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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