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계약, 공식 발표만 남았다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5.01.14 12: 20

강정호 계약
[OSEN=이슈팀] 강정호(28)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행이 현실로 다가왔다. 계약은 공식 발표만 남긴 단계고, 이제 새로운 리그와 팀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지난 13일(한국시간) 강정호와 피츠버그가 4년 1600만 달러 조건(1년 옵션 추가)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곧 출국하는 강정호는 신체검사에서 큰 이상만 없으면 순조롭게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겨울 김광현(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미국 진출에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난 것과 달리 가장 후발주자로 나섰던 강정호는 500만 2015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친정 넥센 히어로즈에 안기고 떠난다. 2012 시즌 종료 후 한화 이글스에 2573만 7737달러를 선물한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첫 포스팅 성공사례다.
포스팅 금액 포함 4년간 2000만 달러를 넘긴 강정호는 피츠버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확률이 높아졌다. 2015 시즌 예상 연봉인 400만 달러는 피츠버그에서 7번째에 해당된다. 7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를 벤치에 앉힐 이유는 없다. 팀 내 고액연봉자로 분류됨에 따라 다소 부진하더라도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 역시 적어졌다.
강정호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피츠버그는 트레이드도 추진할 수 있다. 강정호의 잠재 포지션인 2루수와 3루수, 유격수 자리에는 각각 닐 워커, 조쉬 해리슨, 조디 머서가 버티고 있다. 워커는 공수 모두 뛰어난 프랜차이즈 스타고 해리슨은 3할과 20홈런-20도루가 가능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머서는 잠시 주춤했지만 그래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유격수다. 이로 인해 연봉 협상 이전에는 강정호가 주전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국내의 기대치보다도 높은 포스팅 비용과 연봉을 받고 떠난 류현진의 사례를 봤을 때 강정호를 주전으로 뛰게 하기 위해 일부러 트레이드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다. 다저스는 2년 전 류현진을 영입한 뒤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61이던 애런 하랑을 트레이드했다. 198⅓이닝을 책임지고 12승을 거둔 크리스 카푸아노마저도 류현진보다 뒤에 놓았다.
이러한 다저스의 배려 속에 채드 빌링슬리도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류현진은 3선발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팀 내에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있어 3선발이 된 것이지만, 2013년 수확한 성적(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은 2선발로도 손색이 없었다.
빅 마켓 구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가용할 수 있는 선에서 거액을 투자해 강정호를 잡았다. 이 정도 금액이면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 위한 것이라는 예상은 하기 힘들다. 다른 선수를 내보내서라도 강정호의 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 강정호가 기존 전력을 밀어냈던 류현진처럼 팀의 도움 속에 스스로 자기 자리를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osenlif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