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훔방' 구하기 작전은 성공할까?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1.14 15: 59

새벽에만 볼 수 있다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구하기 운동이 한창이다.
상영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상영의 기회조차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채 불씨가 꺼져가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해 일부 네티즌과 영화계 인사들 사이에서 안타까움을 표하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
14일에는 이 영화를 제작, 배급한 리틀빅픽쳐스의 엄용훈 대표가 사의를 표하면서, '작은 배급사'의 어려움을 환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전국 205개 스크린에서 출발, 지난주 80여개에서 14일 20여개로 뚝 떨어진 상황.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다. 주로 새벽 시간대나 교차 상영으로 편성되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이 영화를 보고 싶어도 못본다는 반응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 4개 스크린 가량을 확보하고 있으니 "우리 동네에 없다"는 SNS 글이 많은 것도 당연지사.
일부 네티즌은 결국 온라인 게시판에서 이 영화를 보게 해달라는 청원글을 올려 서명 목표 25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작은 영화가 상영관을 잡지 못해 흥행 기회를 잃는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없진 않은 상태. 재미만 있다면 입소문을 통해 상영관이 확대될 수도 있다며, 콘텐츠 문제를 오로지 배급 문제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돌풍을 불러일으킨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이들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예.
그러나 기적에 가까운 몇가지 사례로 보통 작은 영화들이 겪는 차별을 일반화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일리는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가 가까운 곳, 볼만한 시간대에 얼마나 상영되느냐도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큰 관에 여러개가 걸려있으면 '대세'로 보여서 선택을 유도할 수도 있다. 극장에서 밀어주는 영화가 늘 잘되는 건 아니지만, 영향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역전의 기회를 잡았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CJ엔터테인먼트 배급이라는 점에서, '작은 영화'의 반란이라고만 볼 수도 없긴 하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현재 네티즌의 활발한 상영 요청 운동과 함께 박휘순, 타블로, 김수미, 진구, 임원희 등 스타들의 연이은 자발적 대관 릴레이로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 영화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높여 '새벽에 멀리서 볼 수 있는' 상영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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