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네가 저 자리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NC 안방마님 김태군(26)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주전 포수로 NC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이끈 그는 144경기 체재에서 부상과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확실한 백업 포수가 없는 NC에서 김태군이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김태군이 스스로 더 강하게 단련하는 데에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받은 100표도 자리하고 있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에서 양의지(두산·118표)가 수상했지만 이지영(삼성·103표)에 이어 김태군도 100표를 받았다. 기대이상으로 많은 득표에 스스로도 놀랐다.

지난해 김태군은 109경기 타율 2할6푼2리 77안타 2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서의 성적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포수로서 안정된 수비력과 투수리드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NC는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찰리 쉬렉의 노히터를 합작한 것에 대해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태군은 "상 받을 생각은 없었다. 말 그대로 참석만 했다. 내 인생에 언제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라 보겠나. 그런데 막상 시상식장에 가보니까 마음이 다르더라"고 말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직접 참석한 뒤 더욱 큰 꿈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LG 시절 절친하게 지낸 선배 박용택의 조언이 김태군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김태군은 "용택이형과 옆자리에 앉았는데 시상식을 끝내고 갈 때 '내년에는 네가 저 자리에 올라갔으며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19살 LG에 입단할 때부터 출퇴근을 함께 할 정도로 많이 챙겨줘 도움받은 선배다. 용택이형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돌아봤다.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박용택의 격려로 더 큰 자극을 받은 김태군이지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는 "128경기나 144경기나 부담은 똑같다. 작년처럼 초반에 얼마나 분위기를 빨리 가져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뒤에 상황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작년에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왔는데 올해도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몇 년 내로 군대도 가야 하는 몸이기 때문에 김태군은 남은 1군에서 시즌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의연하게 마음 먹었다. "군대는 누구나 가는 것이다. 미련을 갖고 싶지 않다. 군대 간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는 게 김태군의 말.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미련은 뒤로 한 그는 이제 다가올 시즌에만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