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분석]‘두산의 마지막 퍼즐’ 잭 루츠의 능력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15 06: 37

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선수 농사를 마쳤다. 두 명의 투수와 재계약한 두산은 3루수 잭 루츠(29)를 데려오는 것으로 2015 시즌 전력 구성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지난 14일 루츠와 총액 5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루츠는 현지 기준으로 15일부터 시작될 팀의 전지훈련에 참가해 새로운 동료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이 “외국인 선수는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만큼 얼마나 팀에 녹아들지도 방망이 솜씨 못지않게 중요하다.
당초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기 전 두산은 장타력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루츠는 두산의 최초 구상과는 조금 다른 유형이다. 루츠는 전형적인 출루형 내지는 연결형 타자다. 전형적인 4번타자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지만 타석에서의 참을성이 돋보이는 유형으로, 높은 출루율과 OPS를 자랑한다.

최근 2년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인 성적을 통해 루츠의 면모를 조금 더 알 수 있다. 2013년 뉴욕 메츠 산하 트리플A 팀인 라스베이거스에서 111경기에 출전한 루츠는 타율 2할9푼3리와 출루율 3할7푼7리, 13홈런 8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9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이 2리 떨어진 반면 출루율은 9리 올라갔다. 7홈런 37타점으로 이 역시 경기 수에 비례했다.
기록에서 보듯 전형적인 파워히터라기보다는 중장거리 스타일에 가깝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이기에 파워히터의 덕을 보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그런 조건에 맞춰 중장거리포를 갖춘 선수를 영입한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대신 루츠는 쉽게 아웃되지 않고 찬스를 해결하는 동시에 이어주기도 할 수 있는 선수다. 단 마이너리그 통산 515경기에서 467회나 삼진을 당하고 돌아섰을 정도로 삼진이 많은 편인 것은 흠이다.
루츠가 4번에 배치된다면 5~6번에 들어올 선수의 해결능력이 팀 전체 공격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5번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 홍성흔에게는 주자 2명을 동시에 불러들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루츠는 ‘결정적 한 방’ 보다는 ‘끊임없는 공격’을 팀에 선물할 수 있다.
주 포지션은 3루다. 루츠 영입 이전 두산은 1루와 3루의 주인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1루와 3루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포지션 구성으로 봤을 때 루츠는 현 상황에 맞는 선택이다고 볼 수 있다. 3루의 최주환과 허경민, 1루의 오재일과 김재환 모두 풀타임 주전 경험은 없기에 위험부담을 최소화한 것이기도 하다.
루츠의 트리플A 통산 OPS(.870)는 괜찮은 편이다. 현 소속팀 KIA 타이거즈뿐만 아니라 여러 국내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브렛 필(.851)보다도 높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루츠가 뛴 트리플A 팀인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퍼시픽코스트리그(PCL)는 전통적으로 타고투저 경향이 강했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에서 일어난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극심했기에 루츠가 PCL에서 활동했다는 것이 큰 결점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 오히려 PCL에서보다 성적 향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시즌 초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순조롭게 적응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준수한 선구안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는 점이 두산으로서는 다행스럽다.
아시아 야구를 경험해봤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15경기에 나섰던 루츠는 5홈런 18타점으로 자신이 가진 힘과 해결사 본능을 동시에 발휘했고, OPS(1.046)는 1.0을 넘겼다. 짧은 기간이지만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일반적으로 미국보다 낮은 일본에서 홈런 생산 능력을 극대화한 점은 두산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대 변수는 역시 부상이다. 라쿠텐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것도 손가락에 공을 맞아 골절상을 입어서다. 비록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루츠는 미국에서도 건강한 편에 속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팀에 몸담았던 호르헤 칸투 역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경기들이 있었고, 부상 전후로도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만큼 루츠도 칸투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려면 구단의 면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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