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윤석민(29) 영입에 힘썼던 볼티모어 오리올스 댄 듀켓(57) 단장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사장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생겼다. 가뜩이나 입지가 좁은 윤석민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듀켓 단장의 이적 여부에 따라 그의 거취도 요동칠 수 있다.
미국 '폭스스포츠' 켄 로젠탈 기자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와 토톤토가 듀켓의 이적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토론토가 구단 사장으로 듀켓을 점찍은 가운데 볼티모어에 어떤 식으로 보상할 것인지를 놓고 접점을 찾는 과정에 있다.
볼티모어는 듀켓 단장이 떠나는 것에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있다. 듀켓 단장 개인에게도 사장은 더 높은 자리다. 2018년까지 볼티모어와 계약이 되어있지만 이미 구단 내부의 사람들이 그가 떠나기를 바라는 등 다소 불편한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듀켓 단장은 몬트리올 엑스포스(1991~1994년) 보스턴 레드삭스(1995~2002년)를 거쳐 2012년부터 볼티모어 단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17년 만에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황은 좋지 않았고, 토론토로 이적할 기회가 찾아왔다.
문제는 듀켓 단장이 볼티모어를 떠날 경우 윤석민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이다. 윤석민은 지난해 2월 볼티모어와 3년간 기본 총액 557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한국인 선수를 선호하는 듀켓 단장 작품이었다. 그는 보스턴 시절 김선우·송승준·조진호·이상훈·채태인 등 다수의 한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볼티모어에서도 정대현·김성민과 최종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첫 해 시즌 준비 과정이 늦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고, 시즌 막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로 이관됐다. 2년차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지만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이 "메이저리그 캠프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못박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을 데려온 듀켓 단장마저 팀을 떠날 경우 윤석민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된다. 일종의 보호막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단장이 오게 될 경우 성향에 따라 기존의 판을 깨는 선수단 정리 작업이 진행될 수도 있다.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볼티모어 구단 내부적으로는 미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년차 시즌 시작부터 윤석민에게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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