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15일(한국시간) 팀을 떠난 두 스타 선수들에게 ‘까인’ 사연을 소개했다.
이날 팀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의 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다저스타디움에 나온 매팅리 감독은 FA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핸리 라미레스와 맷 켐프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둘의 이적 확정 후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것. 물론 나중에 이들로부터 전화가 오지도 않았다. 매팅리 감독은 “그들이 내가 전화한 것을 알았는지조차 모르겠다. 내가 갖고 있던 최근의 번호로 연락했지만 어떤 응답도 없었다. 선수들은 자주 전화 번호를 바꾸니까”라며 크게 마음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켐프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은 매팅리 감독이 이전 인터뷰를 통해 밝혔지만 라미레스 역시 매팅리 감독의 전화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진 셈이 됐다.
물론 매팅리 감독이 생각하는 대로 팀이 바뀐 둘 모두 전화 번호를 교체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하나도 아닌 둘 모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상상을 하게도 한다. 바로 불편함이다.
켐프는 지난 해 4월 5일 자신의 복귀전부터 불화를 일으켰다. 당연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줄 알았지만 매팅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결국 이날 연습시간에 지각한 야시엘 푸이그가 선발에서 제외되고 켐프가 출전하게 됐지만 이미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는 언론에도 알려진 다음이었다.
이후에는 포지션이 문제였다. 넘치는 외야자원과 중견수로 켐프가 보인 실망스런 수비, 마침 일어난 칼 크로포드의 부상으로 머리가 아팠던 매팅리 감독은 켐프에게 좌익수 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켐프는 얼마 후 에이전트를 통해 “중견수로 뛰고 싶다. 아니면 트레이드”라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우익수로 켐프를 꾸준히 기용하는 것으로 결말이 나기는 했지만 매팅리 감독은 좌익수로도 불안한 스캇 벤슬라이크를 중견수로 기용하는 속앓이를 감내해야만 했다.
라미레스 역시 평탄한 시즌이 아니었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유격수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비를 보여줄 때가 많았다. 이 때문인지 매팅리 감독은 라미레스를 벤치에 앉혀 놓는 날이 많았다. 특히 부상으로 결장한 다음 복귀를 늦추곤 했다.
다저스와 계약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라미레스로서는 속이 탈 일이었다. 물론 감독의 입장에서는 걸핏하면 아프다고 하는 선수에게 마냥 출장기회를 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다저스는 지난해 유격수 대체 요원으로 타격이 좋은 저스틴 터너, 수비가 뛰어난 미겔 로하스가 있었다.
물론 둘이 단순히 매팅리 감독에게만 감정을 갖고 있다고 볼 순 없다. 다저스의 신임 수뇌부는 라미레스에게 퀄러파잉 오퍼를 내는 것으로 모든 할 일을 마쳤다. 혹시라도 재계약을 위해 어떤 접촉을 한 흔적이 없다.
켐프 역시 마찬가지다. 2006년부터 다저스에서 뛴 프랜차이즈 스타이건만 아무런 미련 없이 샌디에이고로 보내 버렸다. 당시 정황을 보면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 트레이드 카드에 합의한 후에야 이 사실을 알려줬다(이런 점에서는 고든 역시 마찬가지다. 고든은 언론에 트레이드 사실이 발표되고 난 후에도 ‘구단에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보면 라미레스나 켐프 모두 다저스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기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진상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몇 년씩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이들의 '이별 후' 치고는 개운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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