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킬미, 힐미’ 지성의 인격이 늘어날 수록 재미도 배가된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킬미, 힐미’(극본 진수완/연출 김진만, 김대진/제작 팬엔터테인먼트)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리진(황정음 분)이 도현(지성 분)의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알아채는 모습이 그려지는 순간이자, 도현의 새로운 인격 페리 박이 나오는 대목이었다.
페리 박은 과거 한때 원양어선을 타던 기계공 출신 인물로 바다를 그리워하는 40대 마초 아저씨. 페리 박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능청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5대 5 가르마 스타일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페리 박은 편안한 작업복 스타일을 착장, 차도현의 젠틀한 정장 스타일과 신세기의 거친 라이더 스타일과 차별화를 뒀다.

이날 페리 박은 리진이 납치된 폐공장에 들이닥친 페리 박이 “전화로 입주둥이 놀린 싸가지 누구여”라며 폭주족들을 도발했고 직접 제조한 사제 폭탄이 들려있어 긴장감을 더했다.
페리 박이라는 새로운 인격은 이전의 차도현 인격과 상반된 인물이라 더욱 재미를 배가 시켰다. 지성이 시시각각 다른 눈빛을 하며 완벽하게 변신하는 것 역시 몰입의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더불어 리진은 도현과 함께 갇혀있던 폐공장에서 우연히 도현의 인격교대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도현의 제3인격 페리 박이 폭주족들의 공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후 본래 인격인 차도현으로 돌아가는 현장을 지켜봤던 것. 만날 때마다 전혀 다른 사람인 듯 행동하던 도현을 떠올린 리진은 “전부 달라. 눈빛도 말투도 성격도”라며 변화를 겪는 모습을 찬찬히 관찰했다.
무엇보다 방송 말미 도현과 리진은 드디어 서로에 대해 온전히 아는 상태로 첫 대면을 한 상황.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본 리진에게 도현은 “제가 안 무섭습니까?”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리진이 “그쪽이 누군지 제가 아직 몰라서요. 실례지만 누구세요?”라고 시치미를 떼며 따뜻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에 도현은 “이 얼굴을 하고, 이 눈빛을 한 저는 차도현입니다”라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런가하면 이 날 방송에서 차도현과 서태임(김영애 분)은 심상치 않은 손자와 할머니 관계를 드러내며 안방극장을 긴장케 했다. 도현이 리진을 구하러 갔다가 ‘첫 이사회’에 늦게 되자, 서태임이 이유를 불문하고 불 같이 화를 내며 도현의 빰을 때렸던 것. 거듭된 사죄에도 불구, 서태임은 시종일관 날카롭게 도현을 몰아붙였고, 끝내 “니 아버지가 널 위해, 널 승진가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안다면 넌 감히 오늘 같은 실수를 할 수 없었을 거다. 적어도 니가 사람이라면!”이라는 의미심장한 말까지 던지며 도현을 압박했다. 과연 서태임이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도현에게 승진그룹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을 강조하는 사연은 무엇인지, 숨겨진 가족사에 궁금증이 집중된다.
한편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킬미, 힐미’ 4회는 15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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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힐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