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박스]착한 이승기-과격 문채원, 케미는 어떻게 통했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1.15 10: 30

"로맨틱 코미디는 남녀간에 케미가 중요하잖아요. 다행히 우리 사이 케미를 좋게 봐주셔서 기대가 돼요."
영화 '오늘의 연애'로 첫 영화 도전에 나선 이승기의 말은 맞았다. '오늘의 연애'는 이승기-문채원의 강력 케미에 힘입어 지난 14일 개봉 당일 13만여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4만여명을 모아 1위에 오른 '국제시장'이 이날 천만 돌파 효과를 본 것을 감안하면 '오늘의 연애'로선 이후 해볼만한 게임으로 볼만하다.
지난해 가요계를 강타한 썸을 차용한 마케팅과 많은 멜로 팬을 거느린 박진표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도 한몫했겠지만, 역시나 극장가에 퍼치는 입소문은 이승기-문채원의 매력과 그 두 사람 사이에 보이는 화학작용에 대한 것이다.

이승기는 안방에서 자신이 통할 수 있었던 그 매력 그대로 스크린에 진출, 관객들에게 위화감을 없앴다. '1박2일',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착실한 막내의 이미지. 버럭 하고 화를 내도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이미지는 영화 속에 그대로 스며들어, 좋아하는 여자 옆에서 18년이나 '노예' 노릇을 하는 강준수 역을 완성해냈다.
물론 TV에서 '무료'로 즐기던 이승기의 매력을 스크린에서까지 즐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승기로서도 큰 과제였던 상태. 그러나 개봉 첫날 바로 극장에 달려가겠다는 열성팬들이 다수 활약하고, 각종 시사를 통해 입소문이 좋게 퍼지면서 흥행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승기가 말한 것처럼 문채원과의 케미가 있어, 더욱 그랬다. 착한 매력을 극대화한 이승기는 과격한 매력을 극대화한 문채원을 성공적으로 받쳐주며, 문채원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주사를 부리고, 욕을 내뱉고, 이기적으로 굴어도 그 상대가 이승기라면 사랑스럽게 표현될 수 있었던 것.
'런닝맨'에서 보여준 두 배우의 실제 모습은 영화의 연장선상 같기도 했다. 문채원은 승리를 코앞에 둔 이승기에게 애교를 부리며 수를 썼는데,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는 문채원과 이를 세게 뿌리치지 못하는 이승기는 실제 영화 속 오랜 친구 같았다.
문채원은 여성 관객들의 미움을 사지 않으면서 미모를 발휘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중. 여우 같지만 정작 연애에선 실수를 거듭하고, 예쁜 척 하는 것 같지만 화끈하게 망가지는 극중 김현우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 속 주인공보다 더 친근하다.
물론 오랜만에 등장한 산뜻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큰 점수를 받고 있다. 한동안 무겁고 스케일 큰 영화가 주를 이뤘는데 오랜만에 가볍고 상큼하게 즐길만한 영화가 나타난 것. 한 영화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산뜻한 로맨틱 코미디가 각광을 받는데, 이번 개봉 시점도 젊은 층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을 타이밍인 것 같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