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데뷔를 목표로 굵은 땀을 흘렸던 윤석민(29, 볼티모어)가 시작부터 난관을 만났다. MLB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제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MASN, 볼티모어 선 등 볼티모어 지역 언론들은 14일(한국시간) 벅 쇼월터 감독이 “윤석민을 메이저리그 캠프에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오는 2월 중순부터 시작될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 윤석민을 포함하지 않을 뜻을 드러낸 것이다. 만약 쇼월터 감독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윤석민은 미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열리는 볼티모어의 MLB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다.
MLB 캠프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주축 선수들을 비롯, 스프링캠프 초청권을 얻은 많은 선수들이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경쟁을 벌이는 자리다. 사실상 25인 로스터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는 선수들이 있어 나머지가 2~3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어쨌든 MLB 코칭스태프들이 보는 가운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초청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 향후 입지를 인정받는 경우가 드물게 나오기도 한다.

쇼월터 감독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의 구체적인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에이전트는 “아직 스프링캠프가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쇼월터 감독이 벌써 윤석민의 제외를 지목한 것은 의외다. 다른 팀을 봐도 흔하지는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쇼월터 감독은 사실상 결정된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으며 윤석민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김이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윤석민은 지난해 계약이 늦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된 몸 상태를 갖추지 못했다. 시범경기 막판에야 1경기를 던진 것이 전부다. 지난해 트리플A 무대에서도 고전했던 직접적인 이유였다.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의 경험을 토대로 겨우 내내 충실히 개인훈련을 했다. 윤석민 스스로도 “그동안 훈련을 많이 해서인지 몸 상태가 상당히 좋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좋은 상태로 시작할 수 있다”라고 자신할 정도였다.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막판 볼티모어의 40인 로스터에서 빠졌던 윤석민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준다는 심산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펜에서라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시즌 시작을 MLB에서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스프링캠프의 인상이 시즌 중 콜업의 가능성을 열 수도 있었다. 하지만 MLB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출발부터 모든 것이 꼬인다.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시작, 로테이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향후 MLB 콜업을 노리는 시나리오도 있다. 하지만 볼티모어의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의 선발 로테이션도 빡빡하다. 현지 언론에서는 올해 노포크의 선발 요원으로 마이크 라이트, 작 데이비스, 팀 베리, 타일러 윌슨, 에디 감보아를 예상하고 있다. 데이비스, 베리, 윌슨 등은 팀이 장기적으로 키우는 유망주들이다. 쉽지 않은 행보를 시작한 윤석민이 앞으로 두 달 동안 어떤 시나리오와 마주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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