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모드' 열아홉 소년과 팔순 노인의 사랑?.."답은 힐링"[종합]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1.15 15: 36

연극 '해롤드&모드'는 삶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만큼, 배우들의 매력이 십분 발휘되는 공연이었다. 사랑스러운 박정자와 어디에 있어도 잘 어울리는 강하늘의 조합은 기대 이상으로 예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해롤드&모드'의 프레스콜이 15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정자와 강하늘, 양정운 연출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공연과 기자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해롤드&모드'는 콜린 하긴스의 소설 '해롤드 앤 모드'가 원작으로, 자살을 꿈꾸며 죽음을 동경하는 19세 소년 해롤드(강하늘 분)가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80세 할머니 모드(박정자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과 두 사람 사이의 우정, 사랑을 다뤘다.

죽음이라는 테마를 다루면서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깨닫게 하고 인생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되짚어 보게 하는 블랙 코미디고, 컬트 연극이다.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보여준 박정자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드 연기는 단연 최고였다. 모드 역할로 6번째 무대에 오르는 만큼 모드와의 싱크로율이 완벽했다. 베테랑다운 능청스러운 연기는 무대를 압도했다. 한 손을 치켜들거나 삼바를 추는 모습 등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게 무대 위에 펼쳐졌다.
강하늘도 무대 위에서 연기력을 마음껏 뽐냈다. 해롤드의 무기력한 마음이 강하늘의 표정이나 손짓 디테일 하나에서도 잘 느껴졌다. 특히 1막에서 의욕없는 해롤드의 모습에서 모드를 만나고 변하는 모습이 잘 표현됐다. 
이번 작품에 대해 양정웅 연출은 "배우들과 함께 원작을 무대 위에 충실하게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남녀의 흔한 로맨스도 있지만 해롤드와 모드는 우정과 사랑, 인간적인 사랑, 세상을 사랑해주고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모드의 사랑이 주제다. 두 사람의 로맨스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사랑과 우정을 다 포함하는 광희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으로 여섯 번째 모드로 무대에 오른 박정자도 작품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박정자는 "80이라는 나이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충만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꽉찬 나이다. 너무 예쁜 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80이 될 때까지 건강하다면 이 공연을 계속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모드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모드가 나의 롤모델이 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작품, 이 배역을 통해서 남녀노소 불문 '나도 모드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많은 관객들에게 이 사랑을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내가 모드를 롤모델로 삼은 것 뿐만 아니라 모드라는 그런 인물 무공해, 무소유의 삶을 이런 삶이 이 세상을 정말로 빛나게 하고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강하늘은 '미생' 후 '해롤드&모드'를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 "아무래도 박정자 선생님 때문이다. 6번째 공연을 하고 계신데, 6번이나 공연을 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옆에서 보고 느끼고 싶었다"라며 "나라, 국적을 초월해서 인간으로서 들을 수 있는 메시지인 것 같다. 분명 힐링을 얻어가고 소통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기준은 선생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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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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