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몰라, 로봇 장수원·2등 홍진호…'빛났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1.16 07: 26

사람 일은 모른다. '로봇 연기'와 '만년 2등'이 각자 영역을 벗어나 예능 캐릭터로 자리잡아 인기를 얻는 날이 오다니. '사랑과 전쟁' 속 로봇 연기를 펼쳤던 장수원, 스타크래프트 대회 만년 2등 수식어를 꿰찼던 홍진호가 바로 그 주인공들.
장수원은 그야말로 그룹 젝스키스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각종 CF 러브콜은 물론, 지상파 및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끊이질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엔 tvN '미생'의 패러디 드라마인 '미생물'(연출 백승룡)에서도 당당하게 주연을 꿰차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가 있다면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그의 연기력이다.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레포트 쓰다가 잠들었다면서 앞뒤가 안 맞잖아" 등 전매특허 같은 대사들을 반복하다보니 연기가 자연스러워지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연기가 늘어나는 게 최대 걱정이라니, 다시 없을 캐릭터다.

특이한 건 홍진호도 마찬가지. 과거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약하던 당시 '폭풍 저그'로 불리며 적잖은 인기를 얻었지만, '황제 테란' 임요환에 밀려 2인자로 낙인 지키는 비운의 캐릭터였다. 하지만 방송인으로 넘어오자 '2인자'라는 특징과 발음을 지적하는 '홍진호 딕션' 등은 그를 예능에 최적화된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시작은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이었다. 홍진호는 특유의 두뇌회전으로 '필승법'을 만들어내며 시즌1 우승을 차지했고,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썸'까지 능한 '썸남'으로까지 자신의 영역을 한층 확장했다.
'로봇연기의 달인', '만년 2인자' 등 불명예스런 과거를 깨끗하게 씻고 오히려 이제는 그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로 자리잡은 '예능 블루칩' 장수원과 홍진호. 그들의 독특한 행보를 보고 있으면, 누군가를 향한 현재의 평가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변형돼 튀어오를지 짐작 불가하다. 사람 일이란 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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